임선하의 ‘창의적 아이가 미래다’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임선하의 ‘창의적 아이가 미래다’ /
1. 나의 창의적 문제해결력 지수는?
2. 창의적 문제해결의 대가들
3. 창의적 문제해결의 절차 얼마 전 <교육방송>에서 방영했던 ‘창의력을 찾아서’에서 재미있는 거리 실험을 했다. 쪼개지 않은 나무젓가락 두 개를 주고 전(田)자를 만들어 보게 한 것이다. 두 개로는 글자를 만들 수 없으니 쪼개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도 안 되니 부러뜨린 사람도 있었다. 대부분은 해결하지 못했다. 그런데 해결책은 가까운 데 있었다. 젓가락의 머리 부분을 붙이면 글자가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젓가락의 한 속성인 길이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형태에 주목한 사람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다빈치처럼 생각하기>는 몇해 전 인기를 끌었던 책이다. 다빈치의 천재적 영감을 얻어 보려는 이들이 큰 기대로 펼쳐든 책에는 뜻밖에 단순한 방법(호기심을 잃지 말라, 실험 정신을 가져라, 감각을 유지하라 등)들이 정리돼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주로 논리적 기반을 강조한 사고를 했기 때문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수평적 사고’를 제안한 드 보노는 “창의적 아이디어는 사물을 잘 보는 데서 비롯한다”고 말한다. 젓가락 문제처럼 사물이 지닌 본모습을 본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호기심과 감각이다. 정보나 지식은 우리의 1차 감각기관을 거친다. 수도관이 감각기관이라면, 그 안을 흐르는 물은 정보와 지식이다. 관이 막히면 물이 흐를 수 없다. 관에 해당하는 감각의 활성화가 창의적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다. 여전히 감동을 주는 창의적인 성공담이 있다. 디즈니랜드를 만든 디즈니 부부는 셋방에서도 겨날 정도로 가난했다. 공원 한구석에서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생쥐 한 마리가 왔다 갔다 했다. 그 모습이 꼭 재롱을 피우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그 모습을 만화로 그렸다. 그리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대상을 어떻게 보느냐’(감각의 활성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쓰레기 속에서 보물을 캐려면 쓰레기를 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 창의성의 원천은 상상력이라기보다는 대상을 달리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달리 보는 방법은 무엇인가. 시점과 관점을 자신의 뜻대로 바꾸는 것이다. 나는 ‘시점’(視點)과 ‘관점’(觀點)을 엄격히 구분한다. 세상이 보여주는 사물의 참모습을 보는 것이 시점이며,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개념의 틀로 세상을 보는 것은 관점이다. 원뿔을 보고 원이라고 말하면 시점의 한계를 가진 것이다. 원뿔에는 삼각형의 모습도 있다. 작은 점을 보고 어린아이의 눈동자라고 하는 것은 관점의 문제이다. 이 둘이 동시에 또는 함께 작용해야 진정한 사물 인식이 이뤄진다. 창의성은 제대로 된 사물 인식이 기반이 된다는 얘기다. 대상을 제대로 보는 행위만으로도 과학자가 될 수도 있다. 작가가 될 수도 있다. 일상적인 사람의 장면에서 통찰력 있는 현인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에 소개된 축구화 수선 경력 44년의 장인인 김철의 사례는 누구라도 통찰력 있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뚱뚱한 아저씨네. 조기 축구 하는 양반이군. 신발 속에 답이 있어. 이것 봐. 창의 앞뒤가 똑같이 닳았잖아. 몸무게 때문에 발을 들고 뛰질 못한 거지. 선수들 신발은 주로 앞쪽만 닳거든.” 김철만큼 축구화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난 이를 찾을 수 있을까.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생각의 탄생>에서 창의적인 사고의 대가들의 특출함이 타고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훈련한 감각 활성화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하버드대의 지질학자 세일러는 학생 시절 한 가지 표본을 반복해서 보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데, 자꾸 보다 보니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것들, 이를테면 물고기의 양쪽 비늘의 배열이 다른 것 등이 보였다고 고백했다. 어떤가. 보통 사람들의 감각과 천재들의 감각에 차이가 있는가. 타고난 차이는 없을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감각을 활성화하면 누구라도 다빈치처럼 될 수 있다. 임선하 현대창의성연구소장 creman@korea.com
2. 창의적 문제해결의 대가들
3. 창의적 문제해결의 절차 얼마 전 <교육방송>에서 방영했던 ‘창의력을 찾아서’에서 재미있는 거리 실험을 했다. 쪼개지 않은 나무젓가락 두 개를 주고 전(田)자를 만들어 보게 한 것이다. 두 개로는 글자를 만들 수 없으니 쪼개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도 안 되니 부러뜨린 사람도 있었다. 대부분은 해결하지 못했다. 그런데 해결책은 가까운 데 있었다. 젓가락의 머리 부분을 붙이면 글자가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젓가락의 한 속성인 길이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형태에 주목한 사람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다빈치처럼 생각하기>는 몇해 전 인기를 끌었던 책이다. 다빈치의 천재적 영감을 얻어 보려는 이들이 큰 기대로 펼쳐든 책에는 뜻밖에 단순한 방법(호기심을 잃지 말라, 실험 정신을 가져라, 감각을 유지하라 등)들이 정리돼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주로 논리적 기반을 강조한 사고를 했기 때문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수평적 사고’를 제안한 드 보노는 “창의적 아이디어는 사물을 잘 보는 데서 비롯한다”고 말한다. 젓가락 문제처럼 사물이 지닌 본모습을 본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호기심과 감각이다. 정보나 지식은 우리의 1차 감각기관을 거친다. 수도관이 감각기관이라면, 그 안을 흐르는 물은 정보와 지식이다. 관이 막히면 물이 흐를 수 없다. 관에 해당하는 감각의 활성화가 창의적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다. 여전히 감동을 주는 창의적인 성공담이 있다. 디즈니랜드를 만든 디즈니 부부는 셋방에서도 겨날 정도로 가난했다. 공원 한구석에서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생쥐 한 마리가 왔다 갔다 했다. 그 모습이 꼭 재롱을 피우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그 모습을 만화로 그렸다. 그리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대상을 어떻게 보느냐’(감각의 활성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쓰레기 속에서 보물을 캐려면 쓰레기를 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 창의성의 원천은 상상력이라기보다는 대상을 달리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달리 보는 방법은 무엇인가. 시점과 관점을 자신의 뜻대로 바꾸는 것이다. 나는 ‘시점’(視點)과 ‘관점’(觀點)을 엄격히 구분한다. 세상이 보여주는 사물의 참모습을 보는 것이 시점이며,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개념의 틀로 세상을 보는 것은 관점이다. 원뿔을 보고 원이라고 말하면 시점의 한계를 가진 것이다. 원뿔에는 삼각형의 모습도 있다. 작은 점을 보고 어린아이의 눈동자라고 하는 것은 관점의 문제이다. 이 둘이 동시에 또는 함께 작용해야 진정한 사물 인식이 이뤄진다. 창의성은 제대로 된 사물 인식이 기반이 된다는 얘기다. 대상을 제대로 보는 행위만으로도 과학자가 될 수도 있다. 작가가 될 수도 있다. 일상적인 사람의 장면에서 통찰력 있는 현인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생각의 탄생>에서 창의적인 사고의 대가들의 특출함이 타고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훈련한 감각 활성화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하버드대의 지질학자 세일러는 학생 시절 한 가지 표본을 반복해서 보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데, 자꾸 보다 보니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것들, 이를테면 물고기의 양쪽 비늘의 배열이 다른 것 등이 보였다고 고백했다. 어떤가. 보통 사람들의 감각과 천재들의 감각에 차이가 있는가. 타고난 차이는 없을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감각을 활성화하면 누구라도 다빈치처럼 될 수 있다. 임선하 현대창의성연구소장 crema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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