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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개학 두려움 다스리기

등록 2008-08-25 18:37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개학을 맞는 아이들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각종 학원의 특강을 듣느라 애쓴 아이들에게 개학은 새로운 도전이라기보다는 그저 비슷한 일상의 연속일 수 있다. 방학이 방학답지 않으니 개학도 개학답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늘 계속되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 동기부여를 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반면 조금 여유 있는 방학을 보낸 아이들이라면 아무래도 개학이 부담스럽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어렵고, 긴 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일도 고역이다. 이런 아이들이 무리 없이 새로운 리듬에 맞춰 생활하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개학이 가장 두려운 아이들은 친구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이다.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불안하고, 또래에게서 배척받는다고 느끼는 아이들에게 개학은 괴로움의 시작이다. 만약 아이가 개학을 심각하게 싫어한다면 부모는 무엇보다 아이의 또래관계에 어려움이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위의 어떤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개학을 맞는 아이에게 그 느낌을 물어보는 일은 도움이 된다. 아이의 마음을 부모가 알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지만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마음을 정리해서 생각해볼 계기가 된다. 엄마의 질문에 대해서는 대충 넘기더라도, 혼자 있는 시간에 아이는 여러 생각을 한다. 이런 생각이 개학을 맞는 복잡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내적인 힘이 된다.

걱정이 지나치고, 학교 가기가 싫다고 떼를 쓰는 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여겨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아이를 탓하면 아이의 두려움은 더욱 커진다. 두려움은 누구나 느낄 수 있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말해줘야 한다. 왜 두려워하는지를 듣고, 두려움을 공감하면서도 한두 달 전에 이미 잘해오던 것임을 아이가 기억하도록 도와야 한다. 학교를 잘 다니던 시절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도 좋고 학교를 소재로 한 책을 읽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친구가 없는 아이라면 반 친구들의 목록을 적어 보면서 그 아이들의 기억을 떠올려 보자. 아이들의 특징과 별명을 같이 이야기하고 놀면 아이가 학교에 새로 적응해 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마음에 드는 친구가 있다면 전화 통화를 해 보도록 하자. 전화를 꺼리는 아이라면 음성편지를 녹음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놀이다.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아이의 마음속에 친구들을 불러와서 익숙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니 잘해야 한다는 부담은 버리자.

마지막으로 개학 뒤의 스케줄을 정리하도록 하자. 방학 때 늘어난 사교육이 개학 뒤에도 이어질 경우 아이는 지칠 수 있다. 심적으로 부담이 안 되도록 사교육을 줄여주고, 특히 개학 뒤 2주 동안은 지나치게 공부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자. 지금은 본격적으로 달려갈 시기가 아니라 워밍업을 통해 준비하는 시기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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