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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올림픽은 즐거운 토론거리

등록 2008-08-18 18:39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올림픽이 한창이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스포츠 제전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큰 관심거리다. 이런 큰 대회를 통해 아이들은 경쟁과 최선의 노력이라는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

운동 경기는 두 가지 측면을 갖고 있다. 한 측면은 승부가 있다는 사실이다. 금메달을 따는 사람이 있고, 예선에서 탈락하는 사람이 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라면 모두 대단한 선수들이지만 그 안에서도 최고의 영웅들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아이들도 당연히 승자에게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운동 경기의 다른 측면은 승부가 없다는 사실이다. 모든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다. 그중 가장 뛰어난 사람이 우승을 차지하지만 우승을 차지하지 않은 사람 역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했다면 비록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했더라도 후회는 없다.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는 챔피언일 수 있다. 아이들의 인생도 경쟁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단 요즘 학업성적이 강조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놀이에서도 승부와 경쟁은 중요한 요소다. 어떤 아이들은 이기고 지는 것에 과도하게 몰두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진정 즐길 줄 아는 당신이 챔피언’이란 노래 구절을 들려주고 싶은 아이들은 무척이나 많다. 승부에 집착하는 아이들은 대개 두려움이 많다. 스스로를 약하게 느낄수록 안 좋은 일이 생기리라는 비현실적인 두려움이 아이들을 감싸게 된다. 두려움은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아이는 승부에 집착해 자신의 품위를 모두 잃으면서도 물러나지 못한다.

올림픽은 이런 아이들에게 스포츠맨십을 알려 줄 좋은 기회다. 스포츠맨십은 규칙을 지키고,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며, 화를 내지 않는 것, 건강을 해치지 않으며, 패했다고 낙심하지 않고, 이겼다고 승리에 도취되지도 않는 것이다. 경기를 즐기는 것은 스포츠맨십의 핵심이다. 올림픽에도 최고 스포츠맨십상이 있다. 스포츠맨십을 크게 어기는 사람은 경기에서 탈락한다. 아이들이 진정한 승자가 어떤 사람인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올림픽만한 기회는 없다.

인생에서는 최종 승자만 승자가 아니다. 노력한 만큼 그 결과가 자기 내부에 쌓이는 장기적인 경주다. 진정 즐길 줄 모르면 늘 두려움과 외로움에 떨어야만 하는 경기다. 이를 위해 스포츠맨십이 무엇인지, 우리 인생에서 왜 이런 태도가 필요한지를 배울 필요가 있다. 잘 모르는 이들은 프로 정신을 강조하지만 인생의 행복을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은 아마추어 정신이다. 그 정신이 바로 스포츠맨십이다. 최선을 다하고 과정을 즐기는 것. 건강한 몸과 정신, 냉정한 마음가짐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마추어 정신이다.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이번 올림픽을 아이와 함께 좋은 토론거리로 삼아 보자. 아이와 함께 즐기면서도 인생에 대해 한마디 해 줄 수 있는 기회는 생각만큼 흔하지 않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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