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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좋은 습관의 고속도로 만들기

등록 2008-07-21 18:02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방학은 아이들의 좋지 않은 습관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 잔소리만을 사용한다. 그러나 습관이 갖고 있는 뇌생물학적인 바탕을 안다면 이 방법이 얼마나 무모한지 알게 된다.

우리의 뇌는 효율적인 일처리를 위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행위에 대해 안정적인 신경 경로를 만들어낸다. 새롭게 일을 배울 때 뇌는 여러 신경 경로를 새롭게 연결해가면서 처리한다. 이 과정은 에너지와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한다. 반면 어느 정도 반복한 일은 이미 만들어 놓은 길을 통해서 처리하기 때문에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일종의 고속도로가 생기는 셈이다.

문제는 좋지 않은 습관도 하나의 고속도로라는 사실이다. 비슷한 환경에서 동일한 일이 주어질 때 우리의 뇌는 별다른 고민 없이 예전의 방식대로 일을 처리한다. 고속도로에 일단 차가 들어서면 톨게이트로 나갈 때까지는 벗어날 수 없다. 최종적으로는 부정적인 결과를 낫는다고 해도 이것이 그 순간에는 가장 에너지 소모가 적은 방법이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지적을 할 경우 일시적으로는 다른 대안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롭게 만들어진 길은 아직 익숙하지 않기에 우리의 뇌는 곧 이전에 이용하던 잘 닦여진 길을 다시 사용한다. 결국 습관을 바꾸려면 새로운 길을 만들고 그 길의 속도를 높여서 기존의 길보다 에너지 소모가 더 적고, 더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잔소리는 기존의 길이 좋지 못하다는 비판에 불과하다. 아이와 함께 새로운 길을 같이 만들거나, 아이 스스로 비판을 받아들여 의지를 가지고 새 길을 만들지 않는 한 소용이 없다.

새로운 습관 만들기는 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해야 효과가 있다. 우선 부모가 본보기가 되어 먼저 보여주고 아이가 따라하도록 한다. 복잡한 행동을 만들 때는 그 행동을 잘게 쪼개어 부분적으로 실천하도록 하는 편이 낫다. 대안적인 행동이 나올 때는 적극적으로 칭찬해 그 행동을 스스로 반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스티커 붙이기나 성취도 도표 등 시각적으로 자신의 성취를 확인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면 좀더 동기를 높일 수 있다.

진짜 어려움은 과연 부모가 꾸준히 이 방법을 실천할 수 있는가에 있다. 부모 역시 아이의 문제행동에 대해 잔소리와 비난이라는 단순 반응이 습관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신의 습관에 대해서 대안적인 행동을 만들어가는 것 역시 아이가 안 좋은 습관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습관도 바꾸지 못하면서 아이의 습관을 바꾸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해결책은 아이에게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기법을 자기 스스로에게 조금 변형시켜서 적용하면 된다. 방학이 왔다. 아이도 부모도 새로운 고속도로,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보자.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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