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아이의 행복과 교육감 투표

등록 2008-07-28 19:50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시·도교육감을 투표로 뽑는다. 너무 매력적인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 모두는 교육정책에 불만이 있어도 그저 불만을 말로 이야기할 뿐 어떠한 실천적인 방법도 갖고 있지 못했다. 그저 자기 아이를 어떻게 이 정글에서 살아남도록 할 것인지 미시적이고 개인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머물렀다. 그러나 강물이 폭포를 향해 치닫고 있는데 보트가 좋을지, 구명조끼가 좋을지 고민해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운 좋게 살아남는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폭포로 떨어지는 신세를 면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교육감 후보 가운데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행복인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생각이 다른 듯싶다. 또한 그들이 제시한 방법을 실천할 때 우리 아이들이 궁극적으로 행복할 수 있을지는 생각할 부분이 많다. 학력 평가를 통해서 학교와 아이들에게 현재의 수준을 알려주고, 이를 통해 발전의 동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후보가 있다. 반면 이러한 평가가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사교육을 유발할 뿐 별다른 동기부여를 하지 못한다는 후보도 있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후보가 있는 반면, 다양한 학교에 대한 시도가 아이들을 성적에 따라 서열화하고 공교육을 파행적으로 이끈다는 후보도 있다.

말의 성찬 속으로 들어가다 보면 자칫 판단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이것도 그럴듯하고, 저것도 그럴듯하다는 생각도 들고, 거꾸로 다들 말장난일 뿐 정말 우리 아이들을 도와줄 사람은 없지 않은가 하는 냉소적인 생각도 든다. 그러나 투표는 투표이다. 우리는 투표를 통해서, 또는 투표를 하지 않는 행위를 통해서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

만약 판단이 어렵다면 자신의 아이를 기준으로 삼아 생각해 보자. 우리 아이가 어떤 교육을 받기를 원하는가? 어떤 교육감이 교육행정을 책임질 때 우리 아이가 좀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누가 각자 다른 개성과 자질을 가진 우리 아이 하나하나를 학교 현장에서 좀더 책임지고 도와주려고 하는가? 이러한 고민을 통해 부모들은 자기의 아이에게만 향하는 미시적인 고민을 뛰어넘어 좀더 궁극적으로 아이의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나뭇잎만 봐서는 나무를 알 수 없다. 한 걸음 떨어져서 숲을 봐야 그 나무에 대해서 더 깊게 알 수 있다. 나무의 운명은 그 나무에게만 달린 것이 아니다. 숲의 운명에서 영향을 받는다.

중앙정부는 올해 초 초·중등교육에는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제 이를 책임질 사람이 바로 교육감이다. 아이들의 기본적인 인성과 지적 기반의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사람이다. 투표는 늘 하고 나면 불만족이다. 하지만 하지 않는 것은 책임 회피다. 우리 아이의 미래를 두고도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7월30일, 서울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날이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서부지법, 명태균 관련 ‘윤 부부 휴대폰 증거보전’ 청구 기각 1.

서부지법, 명태균 관련 ‘윤 부부 휴대폰 증거보전’ 청구 기각

한남대로에 등장한 ‘인간 키세스’…“웅장하고 아름답다” 2.

한남대로에 등장한 ‘인간 키세스’…“웅장하고 아름답다”

노인단체 시국선언 “윤석열 지킨다는 노인들, 더는 추태 부리지 마라” 3.

노인단체 시국선언 “윤석열 지킨다는 노인들, 더는 추태 부리지 마라”

계엄날 준비된 실탄 5만7천발…헬기 돌려 특전사도 추가 투입 4.

계엄날 준비된 실탄 5만7천발…헬기 돌려 특전사도 추가 투입

공수처, 6일 윤석열 체포 재시도할 듯…압도적 경찰력이 관건 5.

공수처, 6일 윤석열 체포 재시도할 듯…압도적 경찰력이 관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