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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애들이 무슨 스트레스냐고요?

등록 2007-09-03 18:56수정 2007-09-03 20:00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평범한 아이들에게도 스트레스란 말은 이제 낯선 말이 아니다. 개학을 한 아이들은 쉽게 “스트레스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방학 중에 바뀌었던 생활 패턴을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만도 쉬운 일은 아니다.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심리적인 어려움이 아닌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머리가 아프다거나 피곤해하는 경우도 많고 심하면 탈모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 대학병원의 조사 결과 반복적인 복통과 구토를 호소하는 아이들의 3분의 2 이상이 심리적인 스트레스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아이들의 세계는 즐겁기만 하고 걱정거리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이들은 시무룩하다가도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이내 즐겁게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은 아이들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아이들은 정서적인 반응성이나 복원력이 성인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잠시 즐거운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결코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적거나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는 아이들의 신체 발달은 물론 두뇌 발달 및 성격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의과대학에서는 쥐를 통한 연구로 유년 시절의 스트레스가 성인기의 기억력 감퇴와 인지능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큰 쥐와 어린 쥐들이 서식하는 장소에 보금자리를 꾸밀 수 있는 재료들의 공급을 제한한 결과, 큰 쥐나 어린 쥐가 모두 스트레스를 받았다. 스트레스를 받았던 어린 쥐들은 자라면서 스트레스로 인한 단기 증상들은 사라졌다. 그러나 기억력 및 인지기능의 감퇴는 영구히 남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트레스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왜 아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아이의 내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외부 상황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지 정확히 알아야 그에 맞는 처방을 할 수가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아이의 생활환경에서 부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부모들은 적지 않은 경우 자신으로 인한 문제는 부인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부모들이 먼저 세심하게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아이의 발달 수준이나 기질적 특성과 지나치게 맞지 않는 과제는 피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아이가 해낼 수 없는 과제를 그저 중요하다는 이유만으로 강요하는 경우 아이들은 더 늦은 발달을 이룰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 밖에도 아이에게 즐거운 활동과 도전적인 활동이 균형을 맞춰 주어지도록 하고, 신체적인 운동을 적절히 하도록 하는 것이 스트레스 개선에 도움이 된다.

당장 실천할 방법은? 부모와 하루 30분이라도 웃고 즐기면서 놀고, 편하게 자기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라면 그 아이가 스트레스로 고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적어도 30분은 아이가 원하는 놀이를 아이 눈높이에서 해주는 것은 아동 스트레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 기법이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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