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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생활 속 ‘살아있는 정치’부터 배워야 한다

등록 2007-09-18 16:34수정 2007-09-18 16:44

‘산울림’이 들리는 곳에 위치한 산울림청소년수련관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산울림’이 들리는 곳에 위치한 산울림청소년수련관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인물] [인터뷰] 부천시 산울림청소년수련관 변길섭 간사
지하철역에서 한 시간 남짓 걸었을까. 부천시에 위치한 산울림청소년수련관을 찾았다. 부천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한,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산울림청소년수련관은 이름처럼 ‘산울림’이 들리는 듯 했다.

산울림청소년수련관에서 방과후아카데미를 기획하고 있는 변길섭 간사는 청소년 정치참여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2004년, 변길섭 강사는 인천지역 중·고등학생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정치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를 되새기며 그와 청소년 정치참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거권 없는 청소년, 성인들의 정치의식 답습할 수밖에

“당시 청소년들이 지지하는 정당을 보면 성인이 지지하는 정당과 비슷하게 나왔어요. ‘정치에 대해 누구에게 주로 이야기를 듣느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학생이 부모님이라고 답했고, 그 다음으로 선생님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청소년들이 직접 정치에 대한 정보를 접한다기 보다는 주위 어른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듣기 때문에 지지하는 정당 역시 성인들과 비슷하게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청소년들이 간접적으로 정치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가장 큰 이유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은 선거권이 없잖아요. 내가 해야할 일이 아닌데 관심을 갖기란 어렵죠. 그나마 요즘엔 청소년을 사회의 구성원이라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실제로 청소년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요. 청소년에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면 아마 성인보다 더 열심히 참여할 걸요.”

당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투표권이 생길 경우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청소년 응답자 수가 70%를 넘었다. 투표 기준은 인물과 정책을 살펴보겠다는 응답자 수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 도덕성이었다.

청소년이 정치참여하면 사회 바꿀 수 있다

“청소년이 정치에 개입하면 어른들의 정치의식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청소년이 정치에 개입하면 어른들의 정치의식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재미있는 건 청소년이 정치에 개입할 경우, 부모의 정치의식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에요. 지금의 부모세대는 권위보다는 아이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큰 힘이죠. 지금 선거권제한 연령을 만19세에서 만18세로 내리기만 해도 고3학생들에게 10만표가 주어지거든요. 10만표는 작은 동네에서 국회의원도 당선시킬 수 있는 숫자입니다. 지금의 정치세력은 바로 이러한 청소년의 힘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청소년 정치참여를 금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역사를 살펴보아도 우리 사회가 크게 변화한 순간에는 언제나 청소년이 중심에 있었다. 지금의 기득권은 바로 이러한 청소년의 힘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는 선관위가 이번 대선과 관련해 발표한 ‘UCC 선거활동금지’는 시대를 거스르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선거권도 없는 청소년이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은 온라인공간 뿐입니다. 때문에 선관위의 ‘UCC 선거활동금지’는 청소년에게 정치적 표현을 하지 말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번 금지조항이 청소년과 연관되어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까지 적용되는 조항이기 때문입니다. 인쇄물이 발달되었던 시절,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금지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된 지금 UCC를 금지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관이 ‘UCC선거운동 금지’ 구시대적 발상
생활속 정치 구현하는 교육 필요

변길섭 간사는 이번 선관위의 조치가 민주주의 사회에 역행하는 행동이며,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정치표현의 자유를 하위법이 제한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선관위의 행동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청소년 역시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청소년이기 때문에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지 말라는 의식부터 비판하면서 자신들의 정당한 정치참여 보장을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과후 아카데미를 기획하고 있는 변길섭 간사는 청소년 정치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놓치지 않았다.

“어느 정치집단의 누가 이런 얘기를 했더라는 식의 정치교육이 아닌 생활 속에서 정치를 배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정치는 먹고 사는 문제와 떨어져 있지 않거든요. 우리 지역이 어떠한지 알아보고 지역주민으로서의 역할을 잘 펼칠 수 있는 살아있는 정치교육이 필요합니다.”

언젠가 그가 ‘살아있는 정치교육’을 기획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최룡훈 기자 patch-bethune@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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