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소년] 방학숙제 걱정, 시험부담, 반복된 일상 되풀이 불만
개학을 코앞에 둔 학생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아침 일찍 등교, 교문 앞 두발검사, 중간·기말고사…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이 시작된다. 새벽까지 컴퓨터하고 TV보고, 낮 12시까지 늘어지게 늦잠 자던 여유도 이제 끝이다. 하지만 이런 불규칙적인 생활패턴은 마음먹는다고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없기에, 개학도 하기 전에 지각걱정이 앞선다. 5분 간격 모닝콜 알람, 만원버스 전쟁을 한바탕 치를게 벌써부터 눈앞에 선하다. 한 달 남짓한 여름방학이 왜 이렇게 짧고 아쉬운지.
방학숙제, 아침 잠, 시험공부… 압박! 압박! 압박!
그러나 이맘때쯤 되면 방학에 대한 아쉬움 보다 숙제에 대한 걱정이 밀려온다. ‘내일 해야지’ 차일피일 미루던 것이 어느덧 일주일 밖에 시간이 안 남았다. 초등학교처럼 그림일기와 탐구생활은 없지만 영어단어장 쓰기, 수학문제집 풀기, 박물관 견학, 독서 감상문 쓰기 그 종류와 내용도 참 다양하다.
안산에 사는 자영이와 현정이(중1)는 16일 대학로에 있는 서울과학관에 다녀왔다. 20일 개학을 앞두고, 박물관 견학 후 소감 쓰는 방학숙제를 하기위해서다. 처음 가본 과학관이 새로웠지만, 그보단 숙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갔다는 의무감이 크다. 숙제만 생각하면 마음이 착잡하다. 지금까지 수학문제집풀이만 겨우 했다. 앞으로 소설 읽고 영어만화 그리기 숙제도 해야 한다.
“돈 주고 방학숙제 한다는 뉴스도 봤어요. 그렇게 하면 자기 실력도 안 늘고 안좋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쓸데없는 숙제를 너무 많이 내줘서 그러는 것 같아요.”
방학숙제에 대한 부담은 학년이 달라도 마찬가지다. 명동에서 만난 정현이(중3)는 일본인에게 일본어로 자기소개하고 그에 대한 소감을 받는 숙제를 하느라 바빴다. 그는 평소 성격이 내성적이라 낯선 사람에게, 그것도 외국인에게 말을 거는 게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쭈뼛쭈뼛 말걸기 조차 어려웠지만, 막상 하고나니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어시간에 내준 생물학 소설 돌려 읽고 독후감쓰기가 남았다. 책도 아직 안 읽었는데, 다음 주면 바로 개학이다. 그는 “숙제를 해도 혹시 트집잡혀 혼나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방학동안 집에만 있어서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걱정도 많이 되요”라고 말했다.
예비 고3, 수험생모드 돌입
현 고3들에게 이 여름은 영원히 꽁꽁 묶어 두고 싶은 시간이다. 수능 d-day가 두자리로 접어들면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제 1학기만 더 다니면 2학년이 되는 현 고2들도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다. 개학을 해도 학년은 그대로지만, 왠지 고3 올라가기 전에 입시준비를 해야 할 것만 같다. 이러한 사정은 인문계나 실업계 모두 비슷하다.
디자인 계통에서 일하고 싶은 연민이(고2)는 개학을 앞두고 대학진학과 장래에 대한 고민이 더 커졌다. 실업계학교에 다니다 보니 따야 할 자격증도 많고, 미술과 내신공부도 함께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 1~2학년은 학교 전반적으로 노는 분위기가 강해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 “요즘에 실업계 오면 대학 잘 간다는 인식이 있지만, 생각만큼 분위기가 좋지 않아요. 가끔은 혼자서 검정고시 봐서 대학갈까 생각한 적도 있어요. 지금은 사이버정보통신관데 3학년에 올라가면 디자인과로 전과해서 하려고요.”
한편 의상디자인과 혜원이(고2)도 내신 걱정이 크다. 과가 한반 29명뿐이라 등급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공부와 실습 모두 경쟁이 심해서, 사실 개학이 별로 달갑지 않아요. 이제 고3이라고 생각하니 더 걱정돼요.”
이처럼 개학이 3~4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학생들은 지나간 방학에 대한 아쉬움과 새학기에 대한 걱정으로 초조해 하는 모습이었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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