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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한국 영화의 미래, 우리에게 달렸다

등록 2007-06-18 14:32수정 2007-06-18 15:01

상장을 들고 있는〈해오름〉부원들, 이들은 지금까지 각종 대회에 나가 100여 차례나 수상한 실력파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상장을 들고 있는〈해오름〉부원들, 이들은 지금까지 각종 대회에 나가 100여 차례나 수상한 실력파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동아리] 창동고 영화제작동아리 <해오름>
“해가 없으면 살 수 없듯이 모든 사람에게 빛이 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2002년 창동고 개교와 시작을 같이한 <해오름>은 올해로 6기를 맞았다. 현재 1학년 11명 2학년 2명 3학년 6명 총 19명의 부원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해오름>은 지금까지 국내 유명한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해 100개의 상을 수상하는 등 외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는 영상동아리이다. 올해 5월에도 ‘청소년문화예술센터’에서 주최한 ‘청소년 연극·영상페스티벌’에서 1위를 수상했다.

페스티벌 수상작은 홈리스 생활을 통해 무소유의 자유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한 중년가장의 이야기를 다룬 『1빼기1』이다. 주인공은 가족, 돈, 친구, 명예 등 자신이 가진 걸 다 버리고 부랑자가 된다. 그러나 유일하게 가방 하나를 못 버리고 항상 지니고 다닌다.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지만, 밤낮으로 가방을 지키기 위해 안절부절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홈리스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가방을 잃어버린다. 그는 그걸 찾고자 헤매는 과정에서 ‘무소유의 자유’를 느끼고 가족으로 돌아가게 된다. 자기에게 가족을 빼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 <해오름>의 동아리운영 비법은 무엇일까?

시놉시스 하루 두 개, 방학은 영화제작에 올인


<해오름>은 기존의 영상동아리 학생들에 비해 영화제작 과정에 투자하는 시간이 월등히 많다. 매일 영화에 대한 고민을 한다고 할 정도로 시나리오 작업, 기술훈련 등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목요일 점심시간과 한 달에 두 번 진행하는 학교 CA시간을 활용해 자체 동아리모임을 한다. 이때 각자 써온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조명이나 슬레이터, 스크립터 등 영상장비 사용법을 교육한다. <해오름>은 특히 영화제작에 가장 기초가 되는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공을 들인다. 신입생을 선발하면 한 달 동안 하루에 두 개씩 시놉시스를 쓴다. 그 중에 마음에 드는 작품은 시나리오작업까지 거친다. 분량은 자유지만 대개 A4 4~5장으로 쓴다.

이지현(고1)양은 시나리오의 소재와 주제를 대부분 학교생활에서 찾는다. 학교마다 전해지는 무서운 전설을 각색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기도 하고, ‘알콩달콩’ 연애이야기를 유쾌하게 담기도 한다. 부장을 맡고 있는 고유미(고2)양은 “모든 사물이 시나리오 소재가 된다”고 말한다. 하나의 대상으로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며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연결되는 내용을 엮으면 그게 바로 한편의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시나리오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건 얼마나 기발한 창의력을 발휘하느냐다. <해오름>은 창의력을 높이고자 가사없는 클래식이나 연주 음악을 들으면서 장면을 상상한다. 느림템포의음악과 빠른 템포의 음악을 번갈아 들으면서 느낀 점을 글로 표현해 이어붙이면 새로운 작품이 완성된다. 물론 단기간에 효과를 볼순 없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각각 음악마다 연상되는 장면이 다르고, 새로운 소재와 스토리가 떠오른다고.

이렇게 축적된 시나리오 중 몇 개는 6~7월에 동아리 구성원 간 토론을 거쳐 방학 때 제작할 영화의 시나리오가 될 영광을 누린다. <해오름>은 매년 여름, 겨울 방학을 이용해 총 4개의 작품을 제작한다. 그들에게 방학은 영화제작을 위한 황금기다. 콘티작업에서 촬영까지 모두가 하나가 되어 진행하고, 몇몇은 외부단체에서 진행하는 영상캠프에 참여해 기량을 넓히기도 한다.

“저희가 만든 영화 한번 보실래요?”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저희가 만든 영화 한번 보실래요?”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창의력 훈련부터 영상촬영까지’ 전문강사의 교육지원

하지만 <해오름>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데는 외부 강사의 전문교육이 큰 몫을 했다. 일반적으로 중·고교 영상동아리 학생들이 촬영이나 편집기술을 배우지 못해 작품제작에 어려움을 갖는다. 그런데 창동고는 동아리 생성 초기부터 학교에서 전문강사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어 동아리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오름>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영화, CF현장에서 연출을 담당하고 있는 강사로부터 기술교육을 받는다. 교육내용은 최초의 영화를 보면서 소감을 나누는 것부터, 창의력 향상을 위한 방법, 야외촬영연습, 화면구성 요령 등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 교육 중에 <해오름>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꼽은 것은 신발상자로 ‘옵스큐라’를 만들어 사진을 직접 찍어보는 작업이었다. 옵스큐라는 사진기의 기원이자 카메라의 어원이 된 용어로서 라틴어로 ‘어두운 방’을 의미한다. 이것은 어두운 방의 지붕이나 벽 등에 작은 구멍을 뚫고 그 반대쪽의 하얀 벽이나 막에 물체를 거꾸로 찍어내는 장치이다. 즉,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원리는 배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해오름>은 '과연 이런 교육을 받지 못했으면 동아리 활동을 지금처럼 잘 해낼 수 있었을까'라고 의아해 할 정도로 교육지원의 중요성을 몸으로 절감하고 있었다.

단, 하나 불만이 있다면 동아리 내 카메라 장비가 없다는 것. 대부분 학교에서는 방송반과 영상동아리의 역할을 똑같게 봐, 주로 방송반에 장비와 재정지원을 해준다. 이러한 사정은 <해오름>도 마찬가지. 지금까지 외부 수상을 많이 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아리 실은 지원 받았지만, 아직까지 카메라가 없어 불편하다. 그래서 다들 “카메라만 있으며 맨날 영화 찍을 것 같다”며 목소리 높였다.

내 꿈을 위한 발돋움이 된 동아리 한편 <해오름>부원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영화배우나, CF감독 등의 진로에 대한 흥미와 확신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종호(고1)군은 동아리 활동은 동아리 활동은 ‘학교생활의 활력’이라고 말한다. “고등학교 배정 받았을 땐 도서부나 신문반 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해오름>에 면접보고 활동할수록 시나리오 작업, 콘티 작업에 흥미를 느꼈어요. 비록 몸은 힘들지만, 남는 게 많아요. 다양한 영화제에 참가하면서 창조성도 생기는 것 같아요.”

박예지(고2)양은 어릴때부터 막연히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지만, 공부를 못해서 안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연히 접한 동아리 활동이 새로운 희망을 안겨줬다. “동아리 아니었음 아직도 방황하면서 꿈도 못 찾고, 나중에 커도 길바닥에 나앉았을 거예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만족이 안 되서 다시 도전하게 만드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하는 그는 연영과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 박 양은 장차가 주변의 이목에 신경 쓰지 않고 작품에 몰입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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