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진이네 곤충 이야기 /
나비애벌레가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고추장병)에 실을 뽑아 고치를 지은 지도 6일이 지났다. 나비는 딱정벌레와 같이 완전탈바꿈을 하는 곤충이다. ‘완전탈바꿈’이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원래의 모습이나 형태가 바뀌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알→애벌레→번데기→어른벌레 등 네 과정을 모두 거치는 것을 완전탈바꿈이라 한다. 그 가운데 제일 신기한 변화는 번데기에서 이뤄진다. 애벌레에서 변한 겉껍데기 속에서 애벌레였던 몸의 형태는 모두 완전히 녹아 액체로 바뀐다. 이 화학수프에서 새로운 기관들이 생겨나고 점점 나비의 형태가 보이면서 날개의 점무늬가 나타났다. 점점 뚜렷해지는 고치의 색을 보며 나는 언제 나비가 고치에서 나올지 몰라서 초조했다.
내가 그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계속 초조한 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드디어 걱정하던 일이 일어났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매일 하던대로 고치가 있는 부엌으로 가보니 고치가 투명한 색으로 변해 있었다. ‘잘못된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살짝 만져보니 “부스럭” 소리가 났다. 껍데기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휴, 나비가 되었구나! 안심하고 나비를 찾았다. ‘어디 있을까?’ 천정을 둘러보던 중 부엌 소화전에 있는 나비를 발견했다. 나비를 키울 사육통을 준비해 놓고 나는 침착하게 잠자리채를 들고 의자에 올라가 조심스럽게 잡았다. 그리고 재빨리 나비를 통 안으로 집어넣었다.
학교에 갔지만 온통 나비 생각뿐이었다. 돌아오자마자 인터넷 검색으로 나비 먹이 주는 방법을 찾았다. 나비는 꿀을 물과 희석해서 스프레이로 뿌려주면 먹는다고 돼 있었다. 정말 나비의 빨대 같은 대롱을 쭉 펴더니 꿀물방울을 찾아서 집어넣고 빨아먹었다. 우리가 빨대로 음료수를 먹듯이. 평소에는 말려있던 대롱이 먹을 때만 일자로 펴진다. 내가 키운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꿀물을 빨아먹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고 신기했다. 밖에서 꽃 속에 대롱을 넣어 꿀을 먹는 나비는 신기한 줄 몰랐는데….
글·사진 김재진/용정초등학교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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