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번데기와 장구벌레.
재진이네 곤충 이야기 /
봄이 왔다. 꽃이 피었고 나무에 연한 초록색 빛을 담은 새싹이 어느새 솟아 나왔다. 그런데 바람은 아직 겨울을 보내기 싫은가 보다. 창가에 따뜻한 햇볕을 보면 친구들과 함께 나가 축구라도 한 판 하고 싶은데 황사 때문에 체육 시간에도 바깥놀이는 못한다. 놀이터에도 아이들은 없다. 갈수록 황사 피해는 심각하다고 신문이며 뉴스에서는 말한다. 숲이 파괴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숲이 파괴되면 곤충도 살지 못한다. 황사와 곤충의 관계는 어떨까? 내 생각은 곤충에게도 황사의 피해가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풀을 먹는 곤충은 황사에 있는 중금속을 빨아들여서 몸에 쌓이고 황사 먼지가 커지면 숨구멍이 막혀 죽거나 병들지 않을까? 인간도 병에 걸리는데 그 보다 약한 곤충은 점점 개체수가 줄어들 것이며 강한 해충들은 점점 더 많이 생길 것이다.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니 아파트 정화조에 때 이른 모기들이 득실거렸다. 모기를 보니 내가 길렀던 장구벌레 생각이 난다. 나는 도시에서 자라서 한 번도 장구벌레를 보지 못했다. 5학년 1학기 과학 교과서에서 처음 보았는데 그해 봄에 농업기술박물관 마당에 핀 연꽃을 보다가 그 속에서 움직이는 장구벌레를 발견했다. 생긴 모양이 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장구벌레와 번데기 몇 마리를 물과 함께 가져왔다. 모기를 기른다는 것이 이상하기도 했지만 변하는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장구벌레는 아가미가 없으므로 수면에 올라와 배 끝에 달린 숨관으로 숨을 쉬며 다시 잠수해서 자유롭게 움직인다. 3~4일 지난 뒤 쉼표처럼 생긴 번데기가 됐다. 번데기는 머리와 가슴 부분의 등에 숨관이 있어 공기호흡을 하므로 등을 위로 한 채 항상 떠 있었다. 2~3일이 지나자 드디어 모기가 나왔다. 암컷모기와 수컷모기가 모두 나왔는데 수컷모기의 더듬이가 새의 깃털처럼 아름다워서 진짜 놀랐다. 모기 키우기는 모기가 나오지 못하도록 주의만 잘하면 참 재미있다.
글·사진 김재진/고양 용정초등학교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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