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섬서메뚜기의 번식 의지 놀라워라

등록 2007-02-25 16:57

짝짓기를 하고 있는 섬서메뚜기. 다음카페 곤충파라다이스 다산해언 제공
짝짓기를 하고 있는 섬서메뚜기. 다음카페 곤충파라다이스 다산해언 제공
재진이네 곤충 이야기 /

지난해 가을 나는 왕사마귀를 키우느라 시간이 나는 대로 곤충을 잡아야 했다. 사마귀들은 죽은 곤충은 절대로 먹지 않기 때문에 알을 낳을 때까지는 할 수 없이 먹이를 잡아다 줘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찬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하면서 곤충 잡기가 어려워졌다. 아파트 주변에서 주로 잡은 곤충은 잠자리, 매미, 나비, 섬서메뚜기 등이었는데, 그 가운데 섬서메뚜기가 잡기 쉽고 먹이 구하기도 편해서 많이 잡아다 집에서 기르기로 했다.

사육통에 흙을 넣고 작은 잡초를 몇 개 심은 뒤 잡아온 섬서메뚜기를 넣었는데 큰 메뚜기 위에 작은 메뚜기들이 짝지어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배의 끝부분을 맞대고 짝짓기를 하는 중이었다. 메뚜기는 암컷이 수컷보다 훨씬 커서 짝짓기 하는 모습이 마치 엄마 등에 아기를 업은 것 같다.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곤충들의 종족번식의 의지는 나를 놀라게 했다. 아뭏든 왕사마귀 덕분에 섬서메뚜기 관찰도 하게 되었다.

먹이를 주면서 관찰하기를 며칠, 짝짓기를 끝낸 암컷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엉덩이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마침내 알 낳을 곳을 정했나 보다. 배 끝에 달려있는 4개의 갈고리를 벌렸다 오므렸다 하면서 땅을 파더니 그 속에 주황색 거품과 함께 알을 낳았다. 알의 크기는 0.5㎜도 안돼 보였다. 거품과 알은 하나가 돼서 잘 구별하기 어려워 몇 개인지 셀 수는 없었다. 그리고 남은 섬서메뚜기는 모두 왕사마귀 먹이로 사라졌다.

그러던 어느 날 “거실에 뭔가 조그만 게 팔딱팔딱 뛰어다녀!”하는 동생의 말에 “뭐가 다닐 게 있어!” 하면서 바닥에 엎드려 뭔가를 찾아보았는데 그것은 2㎜ 정도밖에 안되는 섬서메뚜기였다. 방심하고 알 낳은 사육통을 거실에 놓아두었더니 그 사이에 부화한 것이다. 벌써 몇 마리는 밟혀서 바닥에 붙어 있었다. 그날 우리 가족은 하루종일 바닥에 엎드려 섬서메뚜기를 찾아야 했다. 김재진/고양 용정초등학교 5학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