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새문안길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삼국유사 특별전’을 찾은 아이들이 전시 안내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테마가 있는 체험학습/서울역사박물관 ‘삼국유사 특별전’
올해는 삼국유사를 쓴 일연 스님이 태어난 지 80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와 종종 비교되는 <삼국유사>는 유교적이고 사대주의적인 삼국사기와 달리 불교사관에서 자주적인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단군신화’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주말 ‘삼국유사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역사박물관(museum.seoul.kr)을 찾아 옛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출발 전에
아이들과 삼국유사의 저자로 알려져 있는 일연 스님에 대해서 공부해보고 일연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연표를 만들어 보자. 종이를 반으로 나누어서 한쪽에는 일연의 연표를, 또 다른 쪽에는 그때 아시아 주변국들의 정세와 서양의 중요한 역사적 일들을 적어 넣는다면 일연이 살던 시기의 한반도와 주변국들의 역사를 함께 공부하며 시각을 넓힐 수 있다.
또 국보 306호로 지정되어 있는 <삼국유사>는 아동용, 청소년용, 일반인용으로, 만화와 이야기, 사진집으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삼국유사’ 책을 선정하여 읽고 서로 재미있는 부분들을 이야기해 보는 가족 독서토론시간을 가진다면 전시를 보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서울역사박물관으로
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로 나와 서대문 방향으로 걸으면 구세군회관을 지나 서울역사박물관이 나온다. 7세 미만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고, 일반은 4천원, 어린이는 3000원의 전시요금이 있다.(특별전시관람료를 지불하면 역사박물관입장은 무료이다) 무거운 옷가지와 가방은 입구 오른편에 마련된 라커룸을 이용한다. 1층 로비에는 안내 팜플렛과 스탬프 부스가 있고 무료로 궁중 옷을 입고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자원봉사자의 안내로 임금과 왕비 복장을 입어볼 수도. 드라마 ‘궁’ 덕분인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단, 휴대폰 촬영은 불가하니 디지털카메라를 꼭 가져가는 것이 좋다.
삼국유사 특별전 둘러보기 삼국유사특별전은 총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부스마다 직원이 있어 안내를 원하면 그 자리에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A전시관은 일연의 생애와 복원된 일연 비석, 삼국유사 연구서적, 일연이 나고 활동한 13세기 동북아시아 정세를 일연의 연표와 함께 잘 정리해 놓았다.
B,C 전시관에는 삼국유사에 쓰여진 고대국가들의 건국신화들을 따라 미로를 걸어보는 ‘보물찾기 삼국유사’와 김춘추와 김유신이 함께 했다는 동양 고대 축구 ‘축국’을 체험해볼 수 있는 코너가 있다.
한쪽에는 화가 이만익씨의 그림과 삼국유사 관련 글을 읽어볼 수 있는 커다란 이야기천이 펼쳐져 있고, 삼국유사에 나오는 금와왕, 수레를 타고 가는 유화부인과 해모수, 주몽이 길들인 명마 등의 이야기를 별자리와 관련해서 새롭게 감상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 낮 12시부터 일연과 고박사로 분장한 연극배우가 나와 아이들과 함께 단군신화의 내용을 퀴즈로 풀어본다.
마지막 D전시실에는 전문사진작가가 찍은 삼국유사 관련 유적지 사진과 동영상이 전시되고 있다. 드라마 서동요의 영상과 함께 선화공주의 이야기를 테마로 그시절의 의복을 전시해 놓기도 했다. 그 외 삼국유사 대형 그림퍼즐 맞추기, 삼국유사 관련 어린이·청소년 책 부스가 있다.
오후 4시에는 현암사에서 나온 <어린이 삼국유사>의 저자 고운기 교수의 강의도 진행되는데 강의를 듣고 사인을 받는 즐거움도 잊지 말고 챙겨보자.
주변에 가볼만한 곳
서울역사박물관은 원래 경희궁터로 구세군 회관 앞 쪽으로 자세히 보면 표지석 2개를 발견할 수있다. ‘훈련도감터’와 경희궁의 원래 자리인 ‘흥화문터’ 표지석이 그것이다. 박물관 앞뜰에는 새로 복원한 금천교가 있고 뒤로 돌아가면 복원된 흥화문과 경희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박물관 앞쪽 구세군 회관 사잇길로 성곡미술관을 지나면 사직단이 나오는데 사직공원 뒷길로 계속 올라가면 경희궁의 옛 건물인 황학정을 만날 수 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산책로로 올라가면 국궁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녀와서
삼국유사 이야기를 들으며 전시관을 돌다가 마지막 전시실에서 삼국유사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유적지 사진을 만나면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주로 경주 유적지가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아이와 함께 ‘삼국유사를 따라 떠나는 경주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도 좋다. 순교한 이차돈의 이야기가 담긴 신라의 첫 절 흥륜사터와 그가 순교한 백률사, 경주 남산의 마애불, 진표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전북 김제의 금산사, 문수성지 오대산과 월정사, 십이지신상이 받들고 있는 경주 김유신의 묘, 선화공주와 결혼한 서동이 무왕이 되어 세운 절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 등 삼국유사를 테마로 한다면 더 뜻 깊고 재미있는 역사여행이 될 것이다.
글·사진 홍준희/나들이 칼럼리스트 madlin69@naver.com
삼국유사 특별전 둘러보기 삼국유사특별전은 총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부스마다 직원이 있어 안내를 원하면 그 자리에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A전시관은 일연의 생애와 복원된 일연 비석, 삼국유사 연구서적, 일연이 나고 활동한 13세기 동북아시아 정세를 일연의 연표와 함께 잘 정리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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