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2월8일 제1008차 수요시위에 참석한 고 이옥선 할머니.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씨가 별세했다. 향년 94.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27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살고 계시던 이옥선 할머니가 어젯밤(26일) 9시40분께 노환으로 별세하셨다”고 밝혔다.
1928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씨는 16살 때 ‘일본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며 찾아온 일본 군인에 의해 중국 만주 위안소로 끌려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를 당한 뒤 해방 직후 귀국했다. 고향으로 가지 못한 채 충북 보은 속리산의 산골 마을에서 약초 행상을 하며 생활했던 이씨는 오랫동안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다 지난 1993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됐다. 2018년 나눔의 집에 정착한 이 할머니는 최근까지 수요시위 참가 등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활동에 활발히 참여했다. 정의연은 “이 할머니는 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본인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망설이지 않으셨다. 2009년 보은군민장학회에 전재산에 가까운 2천만원을 기부하시기도 하셨다”고 전했다.
이씨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10명으로 줄었다.
유족은 아들 김영우, 딸 경선·경애씨 3남매와 조카 김성경씨 등이 있다. 빈소는 광주 경안장례식장 101호, 발인은 오는 29일 오전 8시, 장지는 성남장례문화사업소이다. (031)769-0444.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