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석 에스피엘(SPL) 대표이사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등에 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종합국정감사에는 ‘12시간 맞교대’ 작업 중 20대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진 에스피씨(SPC)그룹 계열사 에스피엘(SPL) 강동석 대표이사가 출석했다. 국회 환노위 의원들은 샌드위치 혼합기(교반기) 뚜껑을 열고 계속 작업해야 했던 근무 환경과 2인1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문제 등에 대해 지적했다. 30만원에 불과한 자동잠금장치(인터록)를 설치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샌드위치 소스 혼합을 위해 교반기가 작동 중인 상황에서 노동자가 겨자 등 재료를 계속 투입해야 하는 작업 환경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강 대표에게 “회전 중인 교반기에 손을 넣어서 발생한 사고”라며 “표준작업서는 현장에 비치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강동석 대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교반기에 덮개는 반드시 해야 하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느냐”고 물었고, 이에 강 대표는 “덮개는 착탈식으로 돼 있고 내부 규정엔 덮고 작업하게 돼 있다”고 답했다. 윤 의원근 강 대표의 이런 답변에 대해 “작업자에게 책임을 미루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표 발언과 달리 노동부는 덮개의 경우 착탈식이 아닌 고정식이어야 한다고 보고 있어 향후 수사 결과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30만원짜리 자동잠금장치를 아끼다 이번 사고가 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에스피시처럼 우리나라 최고의 매출액 회사가 교반기 7대에 30만원씩 210만원 투자 안 해서 이런 사망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학영 의원도 “(에스피시는) 일류업체라고 생각했는데, (30만원 아끼려다 사고가 났다니) 70년대 떡방앗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가 막히다”라고 밝혔다.
2인1조 근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전불감증이 이번 사망사고의 핵심이다. 혼합작업 매뉴얼에 2인1조 지침으로 돼 있지 않으냐”고 지적했고, 같은 당 이학영 의원도 “한 사람이 할 일인데 위험하니까 한 사람은 주변 지키고 다른 한 명은 일이 있을 때 처치하라고 하는 것이다. 한 사람 위기 있으면 바로 대처 가능했어야 한다”고 짚었다. 강 대표는 사고 발생과 대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원들의 거듭된 추궁에 “너무나 많은 분께 상처를 드려 대표로서 정말 죄송하다.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에스피씨 그룹 10개 계열사의 산재 사고 발생이 제조업 평균보다 1.4배 높은 데도 산재 보험료는 73억원가량을 감면받고 5년간 노동부의 산업안전 감독은 38번에 그친 사실을 지적하며 별도의 청문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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