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하루 앞둔 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부화물터미널에 주차된 차량에 총파업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화물기사들의 최저임금제에 해당하는 ‘안전운임제 일몰조항 폐지와 확대 적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을 시작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첫 대규모 총파업이다. 정부는 불법행위 엄정대응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화물연대와 정부 사이에 강대강 대치가 예상된다.
화물연대는 7일 0시부터 컨테이너·시멘트 등 화물 운송을 거부하는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6일 밝혔다. 7일 오전 10시부터 부산·인천·군산·광양 등 항만과 전국의 주요 화물물류 거점 16곳에서 출정식을 열고 운송 거부와 대체수송 저지 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화물연대는 총파업 결의문을 통해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법안이 발의된 뒤 1년6개월 동안 수없이 정부·국회를 만나 제도의 확대 없이 도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음을 설득해 왔지만 정부는 무응답으로 책임을 방기했다”며 “화물연대는 생존을 위해 이 시간부로 물류를 멈춘다”고 밝혔다. 이어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제 전 품목으로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등 5가지 요구안을 발표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에 들어가는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한 운임을 결정하는 제도다.
파업에 참여하는 화물연대 조합원은 2만5천명 남짓으로 전체 화물기사 42만명의 6% 남짓이다. 하지만 컨테이너 트레일러나 시멘트 운송차량 품목 화물기사 가운데 화물연대 조합원 비율이 높아, 전체 물류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최근 기름값 인상으로 차량을 운행할수록 손해가 커지면서 비조합원까지 규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파업이 7~14일간 계속됐던 2003년, 2007년 수준에 이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김재광 화물연대 교육선전실장은 “유가 인상에 따른 화물노동자들의 불만 역시 극에 달해 비조합원들도 화물연대 파업에 맞춰 ‘차를 세우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며 “현재는 안전운임제가 일부 품목(컨테이너·시멘트)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옆에서 안전운임제의 효과를 지켜본 다른 품목 노동자들 역시 안전운임제 확대 요구가 거세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누리집 ‘오피넷’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1주 경유 가격은 리터당 1351원이었지만, 올해 6월1주엔 2008원으로 48.6%나 올랐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불법행위 엄정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파업 참가자들이 다른 화물차의 통행을 방해할 경우, 국토교통부는 운전면허 취소 등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경찰은 관련자들을 현장에서 검거한다는 방침이다. 6일 대통령실 역시 “불법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물류 차질을 막기 위해 수송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은 “(군 차량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운송 거부(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화물차주들을 지원할 것이다. 비상수송대책을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천호성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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