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5일 발사된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가 지난달 22일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한 달 뒷면의 치올콥스키 크레이터 지역 모습. 크레이터 가운데 솟아 있는 봉우리 높이는 3200m가량으로 설악산 높이(1708m)의 거의 두 배에 가깝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국형 달 궤도 탐사선인 ‘다누리’가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달 뒷면의 생생한 지형을 담은 사진을 보내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해 8월5일 발사된 한국형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가 촬영한 달 뒷면의 고해상도 영상을 12일 공개했다. 미국과 러시아 등이 달 탐사 과정에서 달 뒷면 지역의 사진을 촬영한 바 있으나, 한국 탐사선이 직접 촬영한 사진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지난달 22~24일 사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반대편의 치올콥스키 크레이터 지역과 슈뢰딩거 계곡 지역, 실라르드 엠 크레이터 지역을 다누리에 탑재된 고해상도 카메라(LUTI)로 촬영한 것이다. 다누리가 촬영한 영상에서는 달 지표면 충돌구부터 충돌구 속 우뚝 솟은 봉우리 등 자세한 형상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지난해 8월5일 발사된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가 지난달 24일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한 달 뒷면의 슈뢰딩거 계곡 지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치올콥스키 크레이터 한가운데 불쑥 솟은 봉우리다. 치올콥스키 크레이터는 지름이 약 180㎞나 되는 거대한 구덩이다. 서울 남북 간 거리가 30.3㎞이니 그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지난달 22일 촬영한 영상에는 치올콥스키 크레이터 한가운데에는 설악산 높이(1708m)의 2배에 가까운, 3200m 높이의 봉우리가 선명하게 담겨 있다.
이틀 뒤인 24일엔 슈뢰딩거 계곡과 실라르드 엠 크레이터 지역도 촬영했다. 이날은 다누리가 달 궤도를 1천번째 공전한 날이기도 하다. 슈뢰딩거 계곡은 슈뢰딩거 충돌구가 만들어질 때 함께 형성된 것으로, 추정 길이 320㎞, 폭 8~10㎞ 규모다. 긴 계곡 형태의 지형은 달의 조석력 등에 의해 여러 개로 쪼개진 작은 운석 무리가 줄지어 동시에 충돌하면서 생성된 것으로, ‘사슬형 충돌구’(크레이터 체인)로도 불린다. 또 실라르드 엠 크레이터는 지름 23㎞ 크기의 크레이터로, 주변 테두리가 후속 충격으로 모양이 변형된 형태를 띤다.
지난해 8월5일 발사된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가 지난달 24일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한 달 뒷면의 실라르드 엠 크레이터 지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다누리가 달에서 순조롭게 관측 영상과 데이터를 보내 오고 있다”며 “앞으로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달 과학 연구 성과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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