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 대선정국 다섯가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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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 정치평론가
안철수가 지원해도 판세 확고
투표율 65~67%로 낮을 것
새누리당 실수해도 역전 불가능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200만표 차이로 이긴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6일 오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했다. 안철수 전 후보가 판세를 뒤집기엔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설명과 함께, 투표율 저하 및 보수세력 결집에 따라 표차는 200만표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놨다. 고 박사의 판세 분석을 정리해봤다. 현재 판세는 박근혜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 앞서고 있다. 확실히 우위에 있다. 혼전이라는 말은 언론에서 쓰는 표현이고, 어쩔 수 없는 판세다. 처음 단일화 효과가 굉장히 미미했고, 텔레비전 토론회도 변화를 주지 못했다. 토론회에서 중요한 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인데, 동정표든 뭐든 박근혜 후보가 표를 얻었다. 선거운동 개시 때 박근혜 후보가 약간 앞서 있었는데, 그 뒤 두 후보가 서로 실수 없이 지금까지 오다 보니 그 차이가 유지되거나 약간 더 벌어진 상황이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지원해도 효과가 별로 없을 것 같다. 문재인 후보로 갈 표는 이미 다 넘어갔다. 아직도 남아 있는 ‘태도 유보층’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혐오가 가장 강한 층이다. 안철수 전 후보가 기성 정치권과 다른 독자적인 깃발을 들면 다시 행동에 나서겠지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면 얼마나 움직이겠는가. 플러스 알파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다. 물론 안철수는 여전히 살아 있는 변수다. 이보다 더 큰 변수는 현재 없다. 김이 많이 빠졌지만 상대적으로 큰 변수라는 점은 분명하다. 안철수 전 후보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우선 현실정치가 쉽지 않다는 경험을 얻었다는 점이 가장 클 것이다. 둘째, 사람도 얻었다. 선거운동을 함께 한 김성식, 박선숙 전 의원은 정치판의 선수들이다. 일시적 결합이 아니라 끝까지 승부를 걸어보자, 이렇게 이끌어 나간다면 굉장한 자산이 될 것이다. 안철수 전 후보가 놓친 것도 많다.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여러 번 줬다. 특히 문재인 후보 지지층과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에선 고운 시선으로 보기 어렵다. 앞으로 정치를 해갈 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민주통합당 쪽은 안철수 전 후보의 등장이 늦어져 실기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한테 편지를 준 것도 선거 이틀 전이었다. 움직일 사람은 하루 전이라도 분명하게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움직일 사람은 후보 사퇴와 함께 문재인 지지를 밝히면서 거의 움직였다. 그래도 가지 않고 남은 사람은 별로 없다. 실기했다고 얘기하는 민주당이 남 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지지자들을 추슬러 가는 건, 사실 문재인 후보의 몫이다. 대선 결과와 관련해 투표율 얘기가 많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낮을 것이다. ‘투표할 필요 있느냐’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조금씩 늘어날 것이다. 젊은층이나 중도적 지지층한테 투표장 가는 건 굉장히 적극적인 행동이다. 문재인 후보가 이들의 행동을 이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가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인다면 좀더 올라갈 순 있겠지만, 후보를 사퇴한 마당에 효과는 한계적이다. 대신 보수층과 50대 이상은 ‘이겼으니 내가 갈 필요 있냐’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더 열심히 투표한다. 보수층의 투표율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결국 투표율은 65~67%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 야권에서 잘했으면 70% 이상 나올 수도 있었는데 이 정도에 그친다는 얘기다. 세대별 투표율도 봐야 한다. 50대 이상의 투표율이 높고 전체 투표율이 65% 정도라면, 150만~200만표로 박근혜 후보가 이길 것으로 본다. 노태우와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될 때도 200만표 정도 차이가 났다. 이번에도 보수 후보가 이기면 200만표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는 대략 50만표 정도 차이가 났다. 지역별로 부산·울산·경남 지역(피케이)에서 문재인 후보가 30% 정도 득표는 하겠지만, 충청이나 강원 지역에서 표가 덜 나오기 때문에 전체 결과는 비슷할 것이다. 수도권에서 보통 6 대 4 비율로 야당 후보가 표를 더 얻는데, 지금 분위기에선 5.5 대 4.5 정도일 수 있다. 물론 ‘막판 변수’는 있을 것이다. 두 후보가 한두번씩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는 선거의 경험이 워낙 많고 웬만한 위기는 관리할 능력이 된다. 새누리당이 큰 실수를 해서 역전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공격이나, 전두환 전 대통령한테 6억원 받은 것 등은 변수가 될 수 없다. 반면 민주당에서도 실수가 있을 수 있는데, 오히려 문재인 후보가 그런 정치적 위기를 관리한 경험이 없다. 총선 때 한명숙 전 총리도 그랬다. 한마디로, 이번 대선에선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것이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김뉴타 201] ‘안철수 어시스트’ 문재인 역전골 터지나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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