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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대선 3수째? 사람보다 새로운 전략이 중요”

등록 2007-09-05 10:49수정 2007-09-05 11:50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2007대선 유권자와 함께하는 경선후보 검증
[유권자 질문에 답하다] 민노당 ③ 권영길
권영길 민주노동당 경선후보는 이번이 ‘대선 3수’째다. 당 한쪽에서는 ‘이제는 권 후보가 뒷방으로 물러나야 할 때’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권 후보는 “민노당에 지금 중요한 것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며 “(내가 출마한 이유는) 앞선 두번의 출마 이상의 성과, 즉 집권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여전히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권 후보는 또 “경선 후반으로 갈수록 과반 지지율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모든 건 1차 투표결과가 말해줄 것이다”라며 1차 투표에서 경선을 끝낼 수 있다고 낙관했다.

권 후보는 ‘범여권과 연대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2002년 대선 당시 상황을 빗대 “이회창(한나라당)과 노무현(열린우리당)의 차이가 샛강이라면, 노무현과 나 사이에는 한강 본류가 흐른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음은 〈한겨레〉와 참여연대가 함께 구성중인 ‘100인 유권자위원회’ 지원자들이 전자우편으로 보낸 질문을 권 후보에게 던지고 이에 대한 답변을 받은 것이다. 권 후보와의 인터뷰는 지난 2일 〈한겨레〉 대선보도자문단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가 이뤄졌다.

-이번이 세번째 도전이다. 첫번째나 두번째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는가. 신진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집권으로 갈 수 있기에 내가 출마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새로운 전략은 대중운동과 미디어선거를 결합하는 것이다. 특히 비정규직 문제와 한-미 자유역협정 등은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에도 대선 의제에서 도외시되고 있다. 이런 국민들의 요구를 조직해 대중운동과 결합시키는 대선이 되어야 한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결선 투표에 가면 뒤집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닌가?

=나는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경선 후반으로 갈수록 과반 지지율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당원과 국민들에게 ‘전략적 선택’을 호소하고 있다. 모든 것은 1차 투표 결과가 말해줄 것이며, 혹시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나에 대한 지지는 더욱 확고해지고 확대될 것이라 믿는다.

-한나라당 집권 가능성이 높은데, 내각 분점 등을 전제로 대통합민주신당 등과 진보대연합 가능성이 있나?

=지난 두번의 대선을 통해서 정리된 부분이다. 1997년 대선후보로서 ‘권영길이 김대중 떨어뜨리려고 나온 거다’라는 비난에 심적 부담이 컸었다. 2002년에도 비슷했다. 2002년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말했듯이 이회창과 노무현의 차이는 샛강이다. 하지만 노무현과 나 사이에는 한강 본류가 흐른다. 신자유주의가 가장 핵심정책이라는 점에서 열린우리당(범여권)과 한나라당이 무슨 차이가 있냐.

진보대연합? “범여권-한나라 무슨 차이가 있나”
자주파 지지 “특정후보 지지 문제삼는건 잘못”

-당내 ‘자주파’(NL)가 권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민노당은 다양한 이념과 노선을 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정당이다. ‘자주파’라고 불리는 이들도 당원이다. 이들이 다수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는 것은 잘못이다. 이들은 목숨을 걸고 통일운동을 해온 사람들이고, 민주노동당을 지역 밑바닥에서부터 함께 만들어온 동지들이다.

-권 후보의 정책·입법 발의가 다른 후보에 견줘 미미하다.

=의정활동을 계량적 수치만으로 평가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통외통위라는 상임위의 특성상 양적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라크 파병 철군 결의안과 김선일씨 청문회를 주도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는 국회 안에서 최초로 문제점을 폭로하고 2년에 걸친 준비 끝에 ‘통상절차법’이라는 대안을 마련했다.

-과연 권 후보가 집권하면 국정 운영이 가능하겠는가?

=민노당은 2000년 창당 때부터 각 분야별 진보 정책을 준비해 왔고 이를 끊임없이 개선해 왔다. 나는 노동자·농민·서민층을 세상의 중심으로 보는 진보적 비전을 가지고 있고 이들의 지지로 성장해 왔으며 이런 것 자체가 국정운영의 기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노동자나 영세사업자들은 민노당에 공감하지만 정작 투표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한국의 선거가 지역주의가 아닌 정책선거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민노당은 아마도 집권당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풍토가 개선되어 가고 있고, 이것이 확대될수록 민노당의 집권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영상 이규호 피디 recrom295@hani.co.kr

▶[권영길 후보 정책검증] 사회정책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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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후보 정책검증] 경제정책 살펴보니

[%%TAGSTORY2%%]

▶[권영길 후보 정책검증] 통일외교정책 살펴보니

[%%TAGSTORY3%%]

생년월일 : 1941년 11월5일

태어난 곳 : 도쿄 야마구치 현

초·중·고·대학 : 부산 남부민초등학교, 경남중·고, 서울대 잠사학과

주요 경력 3개 :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 민주노동당 초대 당 대표,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

가족관계 : 부인 강지연(64)씨와 1녀2남

종교 : 가톨릭

한달 용돈 : 아내가 주는 대로 쓰는데, 기분을 맞춰주면 많이 받기도 한다.

자신을 한 단어 또는 동물이나 사물로 표현하면 : 호시우행(虎視牛行). 소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호랑이가 되기도 한다.

장점 : 침묵으로 발언하고, 의지로 실천한다

단점 : 장점이자 단점인데, 너무 깊게 생각한다. 성격 급한 측근들은 숨이 넘어가기도 한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 : 1996년~97년 노동법 개악 반대투쟁 총파업에 승리했을 때. 빡빡 깎은 머리의 임원들과 농성장을 정리한 뒤, 김수환 추기경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명동성당 나오면서 맞이했던 아침햇살은 평생 잊을 수 없다.

어릴 때 꿈 : 소설 작가

좌우명 :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

첫사랑 : 고3 시절 알았던 대학 1학년 독서회 회원(분명히 말하지만, 지금 아내를 선택한 것에 만족한다.)

가장 후회하는 일 : <서울신문> 기자 시절, 할아버님이 병석에 계실 때 꼭 한 번 내려오라고 말씀하셨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못 내려갔다. 추측컨대, 할아버님께서 평상시 아버지 얘기를 거의 안하셨는데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얘기를 해주시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연예인, 운동선수 : 안성기, 오지혜, 문소리

감명깊었던 영화, 드라마 : ‘시네마천국’

사람을 평가하는 3가지 기준 : 진정성, 성실성, 신뢰성

자신이 가장 멋져 보일 때 : 목욕 마치고 머리 빗으며 거울 볼 때

스트레스 해소법 : 목욕(반신욕), 즐거운 술자리

주량 : 공식적으론 소주 1병이지만, 더 많이 마신다.

징크스 : 없다

나를 가장 분노케 하는 일, 사람 : 술자리에서 턱 없이 주사 부리는 사람

노래방 애창곡 :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

취미 : 독서, 산책

요즘 가장 고마운 사람 :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이시면서도, 예순이 넘은 아들을 챙겨주시는 정정하신 어머니

일 잘 하고 못된 사람, 일은 못 해도 착한 사람 가운데 누구와 일할지 : 아무래도 ‘일은 못 해도 착한 사람’이라고 해야겠죠? 어렵네요

가장 심했던 슬럼프는 언제였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 1997년 대선 직후 제주도의 외딴 민박집에서 아내와 사나흘을 보냈다. 그곳에서 진보정당 창당에 매진하자는 결심을 굳혔다

사주·점 등을 본 적 있는지. 봤다면 얼마나 자주 봤고, 얼마나 적중했는지. : 없다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다음날 뭘 할 건가 : 이소선 어머님 모시고 전태일 열사 묘역을 찾겠다

인터뷰 후기

수첩에 예상답변 ‘빽빽’…아픈 곳 건드릴 땐 웃음

“우리 ‘토론’을 한번 해봅시다.”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권영길 경선후보는 넉넉한 표정으로 <한겨레> 대선자문단을 맞았다. 준비도 철저했다. 대선자문단 교수들의 예상 질문을 꼼꼼히 적은 노트를 곁에 두고 있었다.

‘토론’은 격렬했다. 특히 대북 문제와 관련해선 평소 온화한 이미지와 달리 강경한 자세로 목소리를 높였다. 구갑우 교수가 “노회찬·심상정 후보에 비해서 ‘친북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런 성향이 당내 경선에선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본선에선 국민들의 상식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하자, 권 후보는 “친북이라는 게 긴장관계 완화를 위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하자는 거다.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 대화와 협상이 되겠느냐”고 맞받았다. 구 교수가 물러서지 않고 “친구도 비판할 수 있는 거다. 지난해 북한 핵실험 때 제대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당시 이용대 민노당 정책위의장이 ‘자위적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가리킴)고 묻자, 권 후보는 ‘공격적 방어’로 바뀌었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은 이미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다. 자꾸 그렇게 얘기하면 그것은 팩트(사실)의 오도이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흥분하고 있는 거다.” 당 강령에서 사회주의를 계승 발전시킨다는 문구를 집어넣어서 별로 득될 게 없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정공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선명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거듭되는 경제 분야 질문에서, 권 후보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총론적 접근’과 ‘사람의 동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반복해,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는 느낌을 줬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종합’, ‘총론’ 등의 단어를 모두 15번이나 사용했다.

긴박감 넘치는 인터뷰 중에도, 권 후보에게선 오랜 경륜에서 비롯된 여유로움이 배어나왔다. 이주희 교수가 지난 대선·총선에서 여성 표가 매우 적었다는 점을 짚자, “우리 보좌관들은, 내게 가장 인사를 많이 하는 사람은 모두 여성 분들이라고 하던데요?”라며 활짝 웃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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