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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여 ‘경악할 비리설’ 한나라당에 총공세

등록 2006-04-16 17:20

“골프친 것도 비난받는데 하물며...”

열린우리당은 16일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박맹우(朴孟雨) 울신시장의 `경악할 비리'설을 제기하면서 한나라당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우리당 안민석(安敏錫)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른바 `황제테니스' 논란의 핵심 인물인 선병석 전 서울시 테니스협회장을 면담한 결과 선 전 회장과 이명박 시장이 지난 2003년 10월 경기 가평에 소재한 한 별장에서 여흥을 즐겼다는 증언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황제테니스 논란이 불거질 당시 선 전 회장과의 친분관계를 부인하면서 사건이 확산되는 것을 막았지만, 별장에서 파티까지 함께 즐길 정도로 특별한 관계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안 의원은 선 전 회장이 30대 중반의 모 대학교 성악과 여자 강사를 포함한 여성들이 별장파티에 참석하도록 주선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여성들의 파티 참석과 관련해 "누가 참석했으며,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으나 이 시장의 도덕성을 은근히 겨냥한 것 아니냐는게 당 안팎의 해석이다.

이와 관련,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이 시장과 선 전회장) 두 사람이 식사만 한두번 한 관계로는 볼 수 없다"며 "그 이상 긴밀한 관계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그 사안까지도 설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이 파티에 참석한 것 자체가 `경악할 만한 비리'는 아니지만, 황제 테니스 논란과 관련해 이 시장의 `허위 변명'을 반박할 만한 정황증거가 하나둘씩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당은 이 시장의 별장파티설과 함께 박맹우 울산시장의 이권개입설까지 소개하면서 한나라당에 대해 총공세를 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진위가 분명치 않은 주장을 당 지도부가 `경악할 비리'라고말하고, 소속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것은 다소 성급한 것 아니냐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안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심각한 역풍에 휩쓸릴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이 사전에 `경악할 비리'에 대한 폭로로 예고된 대해 "`경악'이라는 단어의 함의가 복잡하지만,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공인이 골프를 친 것조차도 엄정하게 보는 상황에서 이정도 사안은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또 "선 전 회장의 진술이 너무나 구체적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있다"고도 했다.

당의 한 관계자도 "김한길 원내대표의 판단에 이 시장의 테니스 논란 해명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고, 별장파티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면서 "그러나 폭로 예고성으로 발언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선 전 회장의 한나라당 기자회견에서도 `별장파티가 아닌 동호회 모임'이라는 취지로 말했지만 그런 모임 자체는 인정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당 지도부가 불분명한 폭로전을 벌이는 바람에 우리당으로선 최대의 호재인 한나라당의 공천비리 사건이 희석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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