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측근들의 이른바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가운데,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귀국 여부 등을 포함한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오는 7월 귀국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출국해 현재 프랑스에 체류 중이다.
송 전 대표는 1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전날 이재명 당대표와 통화했다. 정말 이 일은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 이번 주 후반이나 다음 주 초에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 열어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기귀국 여부를 묻는 말에는 “그 때(기자회견 때) 말하겠다”고 답했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거리두기’를 이어오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16일 <에스비에스>(SBS) 인터뷰에서 관련 의혹을 두고 “모르는 일”이라며 “당이든 검찰이든 제가 지금 들어가서 할 이야기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12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개인적인 일탈 행위를 감시, 감독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당시 대표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이번 사건을 돈봉투 전달 의혹을 받는 이 전 부총장의 개인적 일탈로 규정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해 진상 규명과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이재명 당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송 전 대표의 조기귀국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의 출당론도 거론된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대표를 역임한 분으로서 빨리 들어와 해명하고 고백하고 또는 관계되는 사람들한테 진실을 말하도록 종용을 해야 한다. 남의 문제 보듯 외국에서 빙빙 도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고 했다.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이원욱 의원도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은 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영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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