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공공요금 상반기 동결, 에너지 요금 인상 속도 완화’ 기조를 밝히면서 “공공요금 인상을 누르는 인기 위주의 정책으로는(난방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해 온 정부 기조에서 급선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 뒤 브리핑을 열어 ‘난방비 폭탄’ 논란을 불러온 에너지 요금에 대해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과 한전·가스공사 수익 악화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서민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인상 속도를 완만하게 늦추고 동시에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 요인에서 촉발한 세계적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공공요금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밝혀왔다. 한덕수 총리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오르는 공공요금을 짓누르는 인기 위주의 정책을 갖고 해결할 수 없다. 포퓰리스트 정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021년에 (가스 요금이) 300% 이상 국제 가격이 올랐는데 요금은 한 번도 조정을 못 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에너지 요금 인상 속도 완화’ 발표는 “대응이 늦었다”며 ‘전 정부 때리기’와 함께 요금 현실화 기조를 밝혔던 것과는 결이 달라진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기조 변화는 물가 상승에 대한 여론 악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발표된 한국 갤럽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32%, 부정 평가는 59%였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가 17%로 가장 많이 꼽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난방비 절감책을 들여다보다가 통신 ·은행 분야 또한 과점 체제 해소에서 부담을 줄일 수 있겠다는 기조를 정하게 된 것 ”이라며 “정부로서는 경쟁을 촉진해 비용을 내리겠다는 ‘마지막 수단 ’을 꺼내든 셈 ”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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