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은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비속어 발언이 담긴 취재 영상과 관련해 “어떠한 왜곡과 짜깁기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여권과 일부 언론의 <문화방송>(MBC) 비판과 관련해 “특정 방송사의 영상기자를 음해하는 공격과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영상기자단은 이날 ‘대통령 영상기자단의 정당한 취재에 대한 왜곡을 멈추십시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 뉴욕에서 지난 21일 한-미 양자회담이 당일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윤 대통령의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참여 일정이 잡혔다며 “비속어 영상을 취재한 방송사 역시 행사 시작 몇 분 전까지도 이곳에 가게 될지 모르고 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시 해당 장면을 취재한 풀(pool·공동취재) 기자가 문화방송 소속이었다는 점을 여권 등에서 부각하면서 공격하는 상황을 의식한 설명으로 보인다.
영상기자단은 당시 현장이 시끄러웠기 때문에 취재 영상기자들도 문제의 발언이 있던 것을 처음엔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대통령실) 대외협력실에서 해당 영상을 확인해보자고 했기에 내용을 인지할 수 있었다”며 “영상을 확인한 대외협력실은 이를 보도되지 않게끔 ‘어떻게 해줄 수 없냐?’라고 요청했지만, 영상기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 발언을 보도할지 말지는 각사가 판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영상기자단은 해당 영상의 대통령실 엠바고(특정 시점까지 보도유예)가 풀리기 전에 영상 캡처 화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유된 경위는 알 수 없다면서도 “현재 엠바고를 어기고 외부로 영상을 유출한 게 현장 풀 기자단이라고 타깃 삼아 의심하고 비난하는 보도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시각”이라고 밝혔다.
영상기자단은 대통령실 관계자가 해당 영상 보도 이후 브리핑에서 “이 영상의 진위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대통령실의 정당한 취재 요청으로 간 영상 기자가 취재할 수 있는 위치에서 담은 영상에 무슨 진위를 따진다는 것인지부터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영상은 풀 취재단이 찍은 것이라고 재차 확인해주었음에도 이후 브리핑에서 ‘짜깁기와 왜곡’이라고 발언해, 해당 영상을 취재한 영상 기자들은 매우 참담한 심정을 느꼈다”고 했다.
영상기자단은 “현재 해당 발언이 가진 문제점과 잇딴 대통령실의 해명 과정에서 생겨나고 있는 국민들의 혼란과 실망에 대한 제대로 된 조처는 없고, 불필요한 정치적 갈등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대통령실 영상기자단의 취재행위를 왜곡하고, 엠바고 해제 이전에 영상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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