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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기국회 첫날 제1야당 대표 소환 통보…“협치는 물 건너갔다”

등록 2022-09-01 21:03수정 2022-09-02 10:40

민주당 “무도한 정권” 격분
검찰 선전포고에 총력 대응

계파 없이 한목소리 비판
“흠집내기 수사” “정치 보복”
“서면 대체 없이 직접 소환
추석 밥상 올리겠다는 것”
협치 물 건너가 정국 급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현지 보좌관에게서 받은 “백현동 허위사실 공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김문기(대장동 의혹 관련으로 수사를 받다가 숨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모른다 한 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는 문자를 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현지 보좌관에게서 받은 “백현동 허위사실 공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김문기(대장동 의혹 관련으로 수사를 받다가 숨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모른다 한 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는 문자를 보고 있다.

검찰이 1일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탄압이고 정치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첫날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로 “협치는 물 건너갔다”며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이날 이 대표 쪽에 출석을 요구하자 이 대표의 보좌관이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에게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고 보고한 문자메시지가 사진기자들에게 포착됐다. 민주당 내부도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출석 통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국정감사 발언과 언론 인터뷰에서 허위사실을 발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보복, 야당을 와해하려는 정치탄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 중에서도 검찰의 이번 출석 요구는 선거기간 중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를 받다 숨진 관계자를 두고 ‘시장 재직 때 몰랐다’고 발언하고 국정감사에서 ‘성남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한 질의에 ‘국토교통부가 요청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국민의힘과 시민단체 고발에 따른 것이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사건 수사와 비교하며 소환 통보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사건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고발 사건은 줄줄이 무혐의 처분하면서 야당 대표의 정치적 발언은 사법적 판단에 넘기겠다니 황당하다”며 “국민을 섬기는 참된 검찰이라면 말꼬리 잡을 것이 아니라 무리한 수사로 권한을 남용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 장남의 부정입학을 주장했던 국민의힘 66명 의원 모두를 무혐의 처분했다.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했음에도 무혐의 처리를 한 것”이라며 “정치보복, 정치탄압이 아니고는 설명이 안 되는 검찰의 처사”라고 적었다.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은 민주당 내 계파를 가리지 않았다. 비이재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사안이 무겁지 않으면 서면으로 대체하는데 당대표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하고 검찰이 이슈를 만들었다”며 “추석 전에 이 사안을 밥상에 올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재명계 중진인 정성호 의원은 “본인 사건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걸 허위사실이라고 꼬투리를 잡아 소환을 하다니, 이런 무도한 정권이 어딨냐”고 성토했다.

예견됐던 검찰발 공세가 현실화됨에 따라, 당이 뭉쳐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친문재인계 중진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이제 민주당의 대표”라며 “당대표에 대해 부당하거나 과도하게 흠집내기를 하는 수사에 대해선 당이 총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국회 개회 직후 검찰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자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비주류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첫날, 여야 협치 운운하면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이때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일”이라며 “건건이 나눠서 야당 대표의 활동을 제약하고 타격을 입히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엄지원 조윤영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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