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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공-사 구분 없는 김건희 리스크…“방법 알려달라”는 윤 대통령

등록 2022-06-15 17:34수정 2022-06-16 02:45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 비공식 행사를 어떻게 나눠야 할지…”라며 부인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지인 동행 파문에 반응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러 차례 논란을 겪으며 이미 예견된 김 여사의 리스크 관리 소홀을 경험 부족 탓이라고 하거나, 대통령 부인과 지인의 행동을 일반인과 같은 잣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15일 기자들과의 출근길 문답에서 김 여사와 동행한 지인에 대해 “저도 잘 아는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라며 “(처가 권양숙) 여사님 만나러 갈 때 좋아하는 빵이라든지 이런 걸 많이 들고 간 모양인데 부산에서 잘하는 집을 안내해준 것 같다”며 “봉하마을은 국민 모두가 갈 수 있는 데 아니냐”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 13일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할 때 행사 일정과 무관한 김씨와 함께 했다. 김씨는 과거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의 전무를 지냈고, 김 여사가 겸임교수던 국민대에서 평생대학원 지도교수였던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가 김여사와 함께 청와대 경호처와 직원들의 의전과 경호 속에 ‘별도 예우’를 받으며 참배를 한 사실에는 눈을 돌린 채 시민 아무나 갈 수 있는 봉하마을에 간 게 무엇이 문제냐고 본질을 돌려 주장한 셈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논란이 대통령으로서의 경험이 일천한 탓이라고 했다.

그는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도 비공개 일정인데 보도된 걸로 알고 있고, 어떻게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비공식 이런 걸 어떻게 나눠야 될지…”라며 “(처가)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어 혼자 다닐 수도 없다. 어떻게 방법을 알려주시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할지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국민 여론을 들어가면서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두 차례나 대통령직 경험 부족을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김 여사 관리 공백은 이미 그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 부인 관련 업무를 하는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 때부터 지적된 문제였다. 게다가 김 여사는 대선 과정은 물론 윤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도 자의적인 언론 인터뷰와 팬클럽을 통한 반복된 사진 공개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여사 리스크 관리는 이미 대통령 측근과 당에서도 거듭 당부를 했던 사안이다. 이 때문에 당선된 지 석달, 취임한 지 한달을 넘긴 윤 대통령이 시민과 언론을 향해 “방법을 알려주시라”고 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울러 비공개 일정인데 보도되어 사달이 났다는 말 역시 김 여사가 주목받는 공인인 데다, 일정 역시 사전에 언론에 공개됐다는 점에서 시민을 납득시키기 어려운 논리로 보인다. 15일에는 김씨 뿐 아니라 코바나컨텐츠 출신 직원 2명이 대통령실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통령실은 이들의 채용 경위나 소속 부서를 밝히길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문제 의식이 얕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윤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나오고 있다. 개인 의견을 여과 없이 밝히다 보니 설전이 되는 것”이라며 “자신은 소탈하게 얘기한다고 생각해도 여론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금이라도 제2부속실을 부활시키던지 부속실을 증원해 담당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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