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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봉하 동행’ 김건희 여사 지인은 코바나 전무…‘의전·경호’ 받아

등록 2022-06-14 14:35수정 2022-06-15 09:30

코바나 전무 겸 충남대 겸임교수 김씨 동행
김건희 여사 팬클럽 운영 강신업 변호사와
지난해 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 활동도

대통령실 쪽 “친구가 옆에 있다고 뭐가 문제냐”
민주당 “공적 일에 사적 관계 동원하는 게 ‘비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김 여사 뒤로 이날 동행한 김아무개 코바나컨텐츠 전무가 보인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김 여사 뒤로 이날 동행한 김아무개 코바나컨텐츠 전무가 보인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난 공식 일정에 행사와 상관없는 지인을 대동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여사가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동안 그의 곁에는 검은 티셔츠 차림의 한 여성이 내내 같이 있었다. 이 여성은 김 여사와 함께 의전을 받으며 참배를 마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여성이 누구인지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돌았다. 일부에선 무속인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14일 이 여성이 김 여사의 지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동행을 요청한 거로) 알고 있다”며 “여사와 가까운 사이고, 김씨의 고향도 그쪽 비슷하다 보니 아마도 동행하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한겨레> 확인 결과, 이 여성은 김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컨텐츠 전무 김아무개씨였다. 김씨는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 사랑’ 운영자인 강신업 변호사와 함께 지난해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원회 위원으로 함께 활동했다.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충남대를 통해 <한겨레>에 “내가 봉하마을에 같이 간 게 맞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 여사가 겸임교수(2014년 3월~ 2016년 8월)를 지냈던 국민대에서 평생대학원 지도교수로도 근무했다.

김건희 여사가 1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헌화분향단상에서 헌화하고있다. 김여사 오른쪽 뒤로 동행한 김아무개 코바나컨텐츠 전무가 보인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여사가 1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헌화분향단상에서 헌화하고있다. 김여사 오른쪽 뒤로 동행한 김아무개 코바나컨텐츠 전무가 보인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취지와 관련이 없는 지인이 대통령 경호처의 공식 경호와 의전 속에 참배를 한 것이다. 사전 신원 조회나 통보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행사 때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에게 근접하는 것은 엄격히 통제된다.

대통령실 쪽은 김 여사의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가 ‘비공개 행사’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취재가 많아 풀단(공동취재단)을 구성하게 된 것이지 처음부터 비공개 행사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겨레>에 “(김 여사가) 대통령 부인 자격으로 전직 영부인을 만나러 간 것이고, 권양숙 여사를 만나는 자리에는 (지인이) 합석한 것도 아니다. 친구가 옆에 있다고 뭐가 문제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과 권양숙 여사 예방은 전날부터 대통령실에서 확인하고 여러 언론 매체에 보도된 김 여사의 공개, 공식 일정이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공적인 일에 사적인 관계를 동원하는 게 바로 '비선'이고, 비선은 국정농단 같은 비극을 일으키게 마련”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추모의 마음을 사적 논란으로 몰아가는 민주당의 행태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최근 윤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다시 자신의 팬카페에 바로 보낸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김 여사는 보안시설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반려견을 데리고 찍은 사진을 대변인실 등 공보 담당부서를 거치지 않은 채 팬카페에 먼저 보내 논란을 일으킨 향후엔 관련 사진을 대통령실을 통해 배포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2일 윤 대통령과 영화 <브로커>를 관람한 사진을 다시 팬카페에 직접 보냈다. 김 여사는 최근 <서울신문>과 동물권 보호를 주제로 한 인터뷰를 하는 등 활동폭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애초 공언한 ‘조용한 내조’와 상반된다. 그는 지난해 12월 학력 위조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도 대통령 부인 관련 업무를 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했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추가 배치해 사실상 제2부속실 업무를 맡게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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