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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뉴스AS] ‘아빠 찬스’에 법인카드 부적절 사용까지…정호영 의혹 총정리

등록 2022-04-21 14:08수정 2022-04-21 14:15

딸·아들 경북대 의대 편입학 앞두고
경북대병원 자원봉사·아들은 논문 등재
면접에서 공저자는 최고점 주고
아들은 경북대병원 진단서로 병역 4급 판정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 특혜 의혹과 경북대 병원장이었던 본인을 둘러싼 ‘자격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 후보자 쪽은 인사청문회까지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연일 추가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자진사퇴론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정리해봤다.

두 자녀 경북대 의대 편입학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 원장이던 시절 딸과 아들이 나란히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한 사실이 <한겨레> 보도로 처음 알려진 것이 ‘아빠 찬스’ 의혹의 시작이었다. 딸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으로 근무하던 2016년 12월 ‘2017년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에 합격했고,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이 된 뒤인 이듬해 ‘2018년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에는 아들이 신설된 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전년도에 의대 편입에 실패했던 아들은 대구·경북 지역 소재 고등학교 또는 대학 출신을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을 통해 경북대 의대에 들어왔다.

두 자녀 모두 정 후보자가 고위직으로 근무하던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이력이 있는 것까지 나타나자, 애초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을 염두에 둔 ‘스펙쌓기’로 논란이 번졌다. 두 자녀가 봉사활동을 한 2015∼2016년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이었고, 관련 봉사활동 점수는 편입 서류평가에 반영됐다. 당시 치·의대 편입 지원은 2개교까지만 교차·복수지원이 가능했다. 두 자녀가 여러 병원 중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은 경북대 의대 편입을 겨냥한 것으로 짐작된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학부생시절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급 논문에 이름을 올린 것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정 후보자 아들은 경북대 의대 편입 전인 2016년 경북대 교수, 석·박사와 함께 전자공학회 논문 2편에 유일한 학부생으로 이름을 올렸다. 정씨가 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사물 인터넷 환경에서 CoAP 기반의 신뢰성 있는 이동성 관리 방법’, ‘사물 인터넷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oneM2M기반 ISO/IEEE 11073 DIM 전송 구조 설계 및 구현’이었다.

정 후보자 아들은 편입 과정에서 논문 등재를 주요 경력으로 소개했다. 그는 자기기술서에 “선배들에게 놀랄만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하고, 최신 논문도 번역하면서 연구실의 심부름꾼이 아닌 한 사람의 연구원으로서 당당히 연구에 참여했고, 결국 두 편의 논문에 연구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논문 공저자는 <한겨레>에 “정씨는 번역과 편집을 주로 했다. 정씨가 낸 아이디어가 논문에 반영된 기억은 없다”고 밝혔다. ‘경력 부풀리기’ 정황도 나왔다. 정 후보자 아들은 매주 40시간의 연구원 활동을 했다고 기재했으나 한 학기에 19학점 수업을 들으며 연구원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사실상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면접은 이름만 ‘블라인드’

두 자녀의 편입 전형 평가 자체도 의심스러운 대목이 여럿이다. 딸과 아들의 편입 전형에는 정 후보자와 논문을 함께 쓴 교수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높은 점수를 줬다. 정 후보자의 논문 공저자 4명은 두 자녀의 평가위원으로 6차례 참가해 이 가운데 5차례 최고점을 줬다. 정 후보자 딸은 공저자 3명에게 서류전형 1차례와 구술고사 2차례에 최고점을 받았고, 아들은 공저자로부터 서류전형에서 최고점인 29점을 받았다. 앞서 정 후보자는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특혜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지만, ‘아빠 찬스’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계속되는 이유다.

이같은 의혹이 커지는 것은 평가가 ‘블라인드’로 이뤄졌다는 정 후보자의 해명과 달리 당시 심사위원이 수험생이 누군지 충분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의 자녀가 면접을 봤던 2017~2018학년도 의대 학사편입학 구술고사‧면접고사는 수험생의 얼굴과 이름, 수험번호가 공개된 채 치러졌다. 자기기술서에 부모나 친인척 등의 신상을 쓰지 않는 수준의 ‘반투명’ 블라인드였던 셈이다. 정 후보자의 자녀를 알 만큼 친분이 있었다면 평가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법조인 관계자는 “정 후보자와 인연이 있던 교수들이라면 스스로 회피했어야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들의 경우 2017학년도에는 떨어졌지만, 2018년 새로 생긴 ‘지역 인재 특별전형’으로 합격해 이 제도 설계에 대한 의혹도 나오고 있다. 당시 해당 전형이 대구시 요구가 있은 지 18일만에 신설됐기 때문이다. 아들은 2017학년도 편입시험 ‘일반전형’ 1단계에서 탈락했지만 같은 스펙으로 이듬해 특별전형을 통해 합격한 바 있다. 그는 이듬해 동일한 대학 성적과 영어 점수 등 같은 서류를 제출하고도 서류전형 상위권으로 편입에 성공했다. 정 후보자 아들은 학사편입 서류평가에서 183점을 받아 최종 합격자 33명 가운데 6등이었다.

아들 병역 문제도 의심

정 후보자 아들이 경북대병원에서 ‘척추협착’이라는 병무용 진단서를 얻어 대구·경북 지방병무청의 신체검사에서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인 4급 판정을 받은 것에도 의심이 남는다. 당시 정 후보자 아들은 ‘요추 5~6번 추간판 탈출증’이란 병무용 진단서 소견을 받았지만, 요추 6번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척추 부위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쪽은 임상 현장에서 통상 사용되는 전문 용어라고 해명했지만, 4급 판정 당시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자료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제출을 거부하면서 논란은 확산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아들의 질환명이 바뀐 점(추간판 탈출증→척추협착)과 현역 판정을 받았던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병원비가 약 3만원이었다는 의혹 등을 지적하며 자료 제출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이같은 논란에 아들의 신체검사를 다시 받겠다고 대응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21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아들이)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오늘 중에 (결과가) 나오는 것”라고 말했다.

외유성 출장·법인카드 부적절 사용

정 후보자 본인 의혹도 적지 않다. 정 후보자는 2018년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을 받았지만, 정작 경북대병원의 2016~2017년 교류 실적에는 정 후보자의 참여 여부가 포함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병원 구성원들의 도농교류 활동에 대한 ‘공적 가로채기’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 동창회와 골프 등 외유성 출장 논란과 경북대병원 채용비리, 업무추진비 최다 사용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북대 병원장 재직 시절에는 법인카드 사용 감시 강화 계획을 발표한 뒤에 정작 자신은 이용 제한 시간을 어기는 등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교육부는 정 후보자의 편입학 특혜 의혹 관련 검토에 들어갔고, 정 후보자는 아들의 재검을 약속했지만 정 후보자를 향한 거취 압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생경제연구소 공익법률위원장 이제일 변호사는 <한겨레>에 “정 후보자는 애초 전문성도 없고 적격성의 의심됐는데 여러 의혹이 드러난 만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직접 지명철회를 해야 한다”며 “정 후보자뿐만 아니라 정 후보자 인맥으로 의심되는 논문 공저자였던 의대 교수들과 진단서 써준 경북대병원 의사 등도 서로의 품앗이가 의심된다. 전체적인 의혹에 대해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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