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복지부장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하던 전후로 딸과 아들이 나란히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한겨레> 취재와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확인 결과를 종합하면, 정 후보자의 딸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으로 근무하던 2016년 12월 ‘2017년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당시 경쟁률은 10.24:1(모집 33명, 지원 338명)이었다. 정 후보자가 2017년 8월 경북대병원장이 된 뒤인 ‘2018년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에는 아들이 대구·경북 지역 소재 고등학교 또는 대학 출신을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으로 편입했다. 당시 특별전형의 경우 경쟁률은 5.76:1(모집 17명, 지원 98명)이었다. 특별전형이 도입된 것은 정 후보자의 아들이 입학한 2018년부터다. 김원이 의원실 확인 결과 정 후보자의 딸은 서울대학교 이공계열, 아들은 경북대학교 이공계열을 졸업한 뒤 경북대 의과대학으로 편입했다.
경북대는 의학전문대학을 폐지하고 의과대학으로 전환하면서 2017~2020년까지 4년 동안 한시적으로 편입을 시행했으며 매년 33명씩 총 132명을 뽑았다. 정 후보자의 두 자녀가 편입했던 때 경북대 의대 신입생 모집 인원은 매년 77명 수준이었다. 편입 자격으로는 학사학위 취득자로 토플(iBT) 79점이상이거나 텝스 656점 이상의 영어성적과 일정 수준 이상의 학점이 요구됐다. 1단계 전형은 학사성적 200점, 공인영어 100점, 서류전형 200점으로 정량 평가 중심이지만,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2단계는 면접고사 100점, 구술평가 200점으로 심사위원의 재량에 따라 점수가 바뀔 수 있는 방식이었다. 당시 치·의대 편입 지원은 2개교까지만 교차·복수 지원이 가능했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고위직 시절 경북대 의과대학 편입 전형에 딸과“ 아들이 잇따라 합격한 사실은 당시 학교 내에서도 논란이 됐다고 한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경북대 의과대학 관련자는 “정 후보자의 자녀 2명이 모두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한 것은 맞다. 특히 아들과 관련해서는 스펙과 관련해서 논란이 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입시전문가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정 후보자의 아들이 1단계에서 큰 점수차로 하위권이었는데 2단계에서 결과가 뒤집힌 것인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내부제보 등이 없으면 실제 입시 비리가 있었는 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해명을 받기 정 후보자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만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준비단은 이날 “학사편입 모집 요강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부정의 소지 없이 편입하였다는 것이 후보자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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