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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호영, 청문회에서 판단해달라”…윤석열 당선자 또 ‘버티기’

등록 2022-04-18 17:24수정 2022-04-19 02:44

정호영 관련 질문에 묵묵부답 일관
“범법 입증 안돼” 검사적 시각 한계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자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SFIA)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정책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자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SFIA)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정책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논란에도 버티기에 돌입했다. 정 후보자 자녀들의 의대 편입과 병역을 둘러싼 의혹이 터져 나오는데도, 관련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여론이 잠잠해질때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쪽으로 기조를 잡은 것이다. 윤 당선자가 ‘뒤늦은 수습과 사과’로 대선 과정에서도 위기를 자초했던 과거 사례들과 맞물리면서 당 안팎에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 당선자는 18일 낮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사무실을 나서던 길에 ‘전날 정 후보자 기자회견을 어떻게 봤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 대답 없이 자리를 피했다. 외부 일정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도 관련 질문이 이어졌지만, 그는 기자들과 눈도 맞추지 않은 채 사무실로 들어갔다. 전날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는 윤 당선자 발언을 전했던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는 “(윤 당선자는) 차분하게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검증의 시간은 국회 청문회로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논란을 수습하기보다 인사청문회까지 버텨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배 대변인은 “법적으로 보장된 청문회 자리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적임자인지 판단해주시면 좋겠다”고 거듭 밝혔다.

윤 당선자는 정치 입문 뒤 갈등에 직면할 때마다 처음엔 일단 버티고 항변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에야 고개를 숙이는 일이 많았다. 비뚤어진 노동관과 언론관을 드러내고 전두환씨를 옹호하는 식의 설화가 대표적이었다. 부인 김건희씨 허위이력 논란이 제기됐을 때도 ‘뭐가 잘못된 거냐’고 언론에 불만을 드러내다가 김씨를 기자회견장에 세워 사태를 수습하기까지 12일이 걸렸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정호영 후보자 논란으로 현장에선 하루가 다르게 민심이 나빠지는 소리가 들린다”며 “당선자는 청문회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인 듯한데, 결단 시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입시·병역 특혜 의혹은 국민 정서상 용납하기 어려운 민감한 소재다. 인수위 안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부적으로 많이 걱정하셨던 것이 사실이고 아직도 많이 걱정하고 있다. 어제 (정호영 후보자) 본인께서 많은 소명을 했기 때문에 그 소명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범법 행위,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윤 당선자의 ‘검사적 항변 논리’로 사태 수습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정치는 법률적 판결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는 인식이 중요한 것인데 (정호영 후보자 논란은) 윤 당선자가 내세운 핵심 주제인 공정과 상식, 특히 20대 지지층에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며 “국정 동력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모든 이슈가 정 후보자 쪽으로 쏠리면서 ‘윤석열 브랜드’에 타격을 주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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