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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도 넘는 정호영 감싸기, 윤 당선자와 비서실장의 오만

등록 2022-04-18 18:26수정 2022-04-19 02:41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쪽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감싸기 행태가 ‘내로남불’을 넘어 ‘적반하장’으로 치닫고 있다.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은 18일 정 후보자 자녀의 ‘아빠 찬스’ 의혹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 자리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적임자인지 판단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가 미리 민의에 부응하는 결단을 하는 일은 없으리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은 이날 정 후보자 논란에 대해 “조국, 조국 그러는데 진짜 조국 문제하고 이거하고 비슷한 거 있으면 얘기해보라. 뭐 조작했나? 위조했나?”라며 감정적으로 반발했다. 의혹 제기 자체를 비합리적 정치 공세로 깎아내리며 오히려 비난하는 모양새다. 민심을 거스르는 오만한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 후보자가 전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에 나선 이후 국민의 의구심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정 후보자는 “아들·딸 지원 사실을 교수들에게 얘기한 적도 없다”고 했지만, 객관적 자료나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18일 <한겨레>가 정 후보자와 논문을 함께 쓴 교수 4명이 정 후보자 딸·아들에게 경북대 의대 편입시험 평가에서 5차례나 최고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하는 등 의혹은 갈수록 구체화하고 있다. 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 판정이 현역에서 보충역으로 바뀌는 데 활용된 경북대병원 진단서에 20대 남성의 0.13%만 해당하는 중증 ‘척추협착’이 기재된 경위도 석연치 않다. 이 정도 의혹이면 강제 수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보수 매체에서조차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청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정호영 불가론’이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데도 윤 당선자 쪽은 상식적 의혹 제기에조차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배 대변인은 정 후보자의 기자회견과 관련한 윤 당선자의 반응에 대해 “차분하게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불과 얼마 전 인사청문회 절차를 무시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에 대한 대대적 강제수사에 들어갔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과는 180도 다르다. 장제원 비서실장은 한술 더 떠서 “자녀가 어디에 입학하든 어디에 취직을 하려고 노력하든 그거를 갖다가 역차별할 수 없는 거 아니냐”고 했다. ‘아빠 찬스’ 의혹에 분노하는 청년세대에 깊은 생채기를 주는 말이다. 이런 자세로는 민심의 역풍만 자초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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