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집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2001년 한림성심대학교 강사 임용을 위해 제출한 이력서에 미술 공모전 수상 이력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16일 드러났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근무 이력 허위 기재 의혹에 이어 미술 공모전 수상 경력까지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씨를 둘러싼 경력 위조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이 한림성심대학교에서 제출받은 김씨의 이력서를 보면, 1995년 5월 ‘미술세계대상전 입상(우수상)’이라는 경력이 손글씨로 적혀 있다. 하지만 <한겨레>가 당시 당선자 명단이 실린 1995년 8월 월간 미술세계 129호를 확인한 결과, 김씨의 현재 이름과 개명 전 이름(김명신)은 총 229명의 수상자 명단에 없었다. 김씨가 우수상을 받았다는 1995년 제6회 미술세계대상전에는 한국화, 서양화, 조각 등의 분야에서 총 1232점이 출품되어 대상 1명, 최우수상 1명, 우수상 6명, 특선 51명, 입선 170명이 선정됐다.
<한겨레>는 김씨가 수상 연도로 밝힌 1995년 전후인 1994년, 1996년 미술세계대상전 입상자 명단도 확인했지만, 김씨의 이름은 없었다. 미술세계대상전은 1984년 창간한 미술 전문잡지 <미술세계>가 주최하는 공모전이다. 김씨는 미술 공모전 수상 이력을 적은 이력서를 제출한 뒤 한림성심대(당시 한림정보산업대)에 임용돼 2001년 2월~2004년 2월 컴퓨터응용과 강사로 근무했다. 김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너무 오래돼서 전혀 기억이 안 난다”며 “당시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입선한 것이 큰 상이라 그 하나라도 충분했는데 굳이 다른 상을 더 탔다고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내가 오기를 한 것인지 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김건희씨가 지난 2003년 8월 본명(김명신)으로 출품했던 ‘신체적 풍경’전의 도록 내용 중 일부분. 김씨는 ‘수상 및 전시 경력’ 맨 위에 ‘2003년 ‘Portrate’전 삼성미술관 기획’이라고 명기해놓았다.
김씨가 자신의 전시회 도록에 과거 전시 경력을 거짓으로 적은 사실도 확인됐다. <한겨레>는 김씨가 2003년 8월 개명 전 이름으로 출품했던 ‘신체적 풍경’전의 관련 자료를 최근 입수했다. 이 전시는 그해 8월19~31일 인천예총 문화회관에서 열렸던 ‘2003 인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의 딸림 행사로, 작가 38명이 참여했다. 당시 출품 작가들은 전시회 도록에 자신의 주요 출품작 도판과 학력, 수상 및 전시 경력을 기재했는데, 김씨는 ‘수상 및 전시 경력’ 맨 위에 ‘2003년 ‘Portrate’전 삼성미술관 기획’이라고 명기해놓았다. 하지만 삼성미술관 리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씨가 도록에 적은 2003년 전시를) 개최한 사실 자체가 없고, 리움 개관(2004년) 전에 삼성미술관 명칭을 대외적으로 쓴 적도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삼성미술관 기획 전시와 관련해서는 “당시 성남 분당에 있는 삼성플라자(현 AK플라자 백화점 분당점) 건물 내부 갤러리에서 전시를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배지현 정환봉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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