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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한·미동맹 변화 요구 땐 우리 국익 맞게 재조정”

등록 2017-05-11 22:48수정 2017-05-12 00:27

문 대통령 ‘외교 브레인’ 김기정 교수

미국이 하자는대로 하면 일방향 관계
동맹은 친구니까 ‘노’라고 할 수 있어야

한반도 운명 한국이 주도하려면
남북관계서 외교 공간 확보해야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원장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원장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정부의 외교 드라이브가 시작됐다. 취임 이틀 만에 미국·중국·일본 정상과의 전화 통화에서 각각 북핵·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위안부합의 문제에 대한 정상 간 첫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한겨레>는 11일 오후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장실에서 ‘문재인의 외교·안보 브레인’으로 불린 김기정 교수를 만나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에 대해 물었다.

김 교수는 “한-미 동맹에 대한 변화 요구가 있으면 그에 맞춰서 재조정을 해야 한다”며 “미국이 하자는 대로만 하면 동맹을 빙자한 일방향적 국가관계다. 우리 국익에 맞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를 추동력으로 삼아 한반도 운명을 우리가 주도해 주변국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촉진자’의 역할도 자임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지난 2월 미국에서 펼친 ‘문재인의 외교·안보 설명’은 어땠나?

“문재인 대통령이 반미 아니냐는 질문이 많았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한국 안보의 주춧돌이며 동북아와 한반도를 안정시킨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비용 청구 등으로 한-미 동맹 재조정 얘기가 나온다.

“동맹 변화 요구가 워싱턴에서 올 것 같다. 재조정해야 한다. 재조정하지 않고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하면 동맹을 빙자한 일방향적 국가관계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이 그랬다.

“노코멘트하겠다.(웃음) 동맹은 친구니까 ‘노’(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친구 관계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다투기도 하고 조정하기도 한다. 한-미 관계는 그 정도로 성숙됐다고 본다.”

-한-미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보나?

“과거 한-미 동맹을 규정하는 정체성은 후견인과 피후견인 관계였다. 지금은 새로운 정체성이 필요하다. 미국이 이익적 관점에서 재조정하자고 할 텐데, 장기적으로 한-미 관계는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서로가 해야 할 역할이라는 관점에서 발전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운명을 한국이 주도하겠다고 했다.

“타율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경우 국제정치적 동력을 이겨내지 못해 한반도의 운명은 열강에 의해 결정됐고 우리가 희생자가 된 측면이 많다. 이를 수동적으로 지켜보는 것은 시대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우리 국력에 맞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적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을 남북관계에서 확보해야 한다. 목표는 한반도 평화다. 북한하고만 하는 게 아니라 강대국 합의구조를 이끌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도 남북관계가 중요하다. 그 구도가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를 바라보는 출발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의 압박과 관여’는 우리 생각과 일맥상통한다. 지금은 압박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이는 북한을 대화의 채널로 부르기 위한 수단이다. 북한의 변화라는 목표는 (한·미가) 동일하다. 방법은 압박도 하고 관여도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이 어쩌면 효과적인 분업을 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한·미의 압박과 관여 끝에 북한을 어떻게 테이블로 끌어낼 생각인가?

“비핵화 출구론이라는 것은 한국과 미국이 합의할 수 있다. 과거 정부의 ‘비핵개방 3000’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의 비핵화를 ‘입구’에 놨다. 그런 경직성이 북한 붕괴론으로까지 이어졌고 남북 긴장도를 높였다. 문제는 입구 쪽에 뭘 놔둘 것이냐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북핵 폐기) 3단계론은 미국과의 정책적 조정이 가능하다고 본다. (핵) 동결 뒤 미래 핵의 폐기, 궁극적으로는 과거 핵의 폐기로 가는 단계적 접근이다.”

-북한도 받을 카드가 있어야 하지 않나?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발사와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쌍궤병행’(북 비핵화와 평화체제 병행추진)을 입구에 놓고 우리 식으로 만드는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그 아이디어는 좋다고 생각한다.”

-사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양국 합의 존중하지만 다음 정부로 넘겨라’라고 했다. 실제 배치 과정 동안 시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싶었던 의도도 있었고 희망도 있었다. 본격적으로 정책을 검토할 텐데 (사드가 배치된) 현시점에서는 사드를 현상태로 동결하거나 철수 또는 추가 배치하라는 결정을 내릴 순 없다. 검토하는 동안 한국의 국내법 절차, 민주적 절차와 중국과 미국에 대한 외교적인 협상을 거칠 것이다.”

-대일관계는 어떻게 풀 것인가?

“일본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투트랙은 동북아 협력과 역사 문제를 분리해서 대응하는 것이다. 역사 문제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다. 위안부 문제 합의는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 일본은 재검토하지 말라는 것인데 우리는 시간을 갖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본과 협력하고 공동의 비전을 가질 게 많다고 본다. 한·일이 공동 비전을 만들 수 있다면, 동북아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지은 정인환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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