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자신에 대한 해임 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자신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안 통과를 ‘정쟁’으로 규정하고,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박 장관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어제 국회에서 해임 건의안이 가결됐다. 외교부로서도 처음이고, 저 개인으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어쩌다 정치가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착잡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는 국익의 마지노선”이라며 “외교가 정쟁의 대상이 되면 국익이 손상되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외교는 국익을 위해 초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외교참사’로 규정하는 야당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서 정중하게 조문했고, 유엔 총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비전을 천명해 큰 박수를 받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각국 정상과 의미 있는 대화도 나눴다”며 “성공적 조문 외교, 유엔 외교, 세일즈 외교였다”고 주장했다.
또 박 장관은 “전 세계가 윤석열 정부의 외교와 글로벌 비전을 평가하는데 유독 국내 정치권에서만 당리당략을 앞세우고 있다”며 “국익과 국격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의 질책은 국익외교를 더욱 잘해달라는 차원으로 경청하겠다.정쟁이 아니라 국익을 생각할 때”라며 “국익 외교를 위해 모든 노력과 열정을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방문 중 ‘비속어 논란’ 당시 현장에 있었던 박 장관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펀드 행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있었던 발언으로 표현 하나하나까지 말하지는 않겠다”며 “발언의 취지는 세계 질병 퇴치를 위한 자금 공여를 발표했는데, 국회에서 통과가 안되면 창피할 것이란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대통령께 ‘국회에 잘 설명해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미국에 대한 얘기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비속어 논란으로 혼란이 생긴 점에 대해 대통령에게 사과할 필요성이 있다고 건의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엔 “대통령실에서 국민들께 설명을 드렸다. 이젠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더 나은 국익외교를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해임 건의안 통과와 관련해 국민의힘 쪽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당에서 결정하는 일이다.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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