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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진 해임건의안 통과, 윤 대통령 수용 안 할 듯…정국 급랭

등록 2022-09-29 20:17수정 2022-09-30 02:41

박진 외교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진 외교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의 ‘북미 순방 외교참사’의 책임을 물어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반발에도 민주당이 단독으로 해임건의안을 의결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 뜻을 밝히면서, 정기국회 초입부터 여야 대치는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29일 오후 6시 본회의를 열어 찬성 168표, 반대·기권 각 1표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건 2016년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후 6년 만이다.

해임건의안 본회의 상정 권한을 가진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부터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의사일정 합의를 촉구했지만 양당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김 의장에게 ‘여야 합의 없는 상정은 안 된다’고 요구했고 김 의장은 ‘외교참사 논란에 대한 유감 표명’ 등의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김 의장은 오후 6시 본회의 소집을 결정해 해임건의안을 상정했다. ‘미국 부통령이 방한했는데 외교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하는 건 결례’라는 국민의힘 반발을 고려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출국 시점에 맞춰 본회의 시간을 조정한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협치파괴 의회폭거’ ‘반민주 반의회 국회의장은 사퇴하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입장했고,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중국에서 10끼 중 8끼 혼밥 할 때 뭐 했냐. 죽창가 운운하면서 한-일 관계 파탄내고 한·미·일 공조체제 무너뜨린 게 누구냐”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양당 의원들의 고성이 뒤엉켰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송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민주당(169명) 의원만으로도 해임건의안 의결정족수(재적 의원의 과반)를 채우기엔 어려움이 없었다.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통과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 부통령 일정 중에 이런 폭거를 한 것 아니냐”며 ”국민들이 민주당에 169석을 허용한 것이 나라에 도움되지 않고 얼마나 위험한지 차차 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또 김 의장이 여야 합의 없이 해임건의안을 상정했다며 30일 오전 김진표 의장 사퇴권고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대통령 순방과 관련된 부정평가 여론이 70% 내외로 확인됐다. 책임을 묻는 건 당연지사”라며 “대통령께서, 순방외교의 잘못을 꾸짖고 있는 상황을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미 이날 오전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며 박 장관을 교체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박 장관도 해임건의안 통과 뒤 “외교는 국익을 지키는 마지노선이다. 외교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쟁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영지 김해정 임재우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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