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박진 해임건의안 통과, 정국 급랭 대통령이 풀어야

등록 2022-09-29 19:59수정 2022-09-30 02:40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상정된 29일, 여야는 종일 대치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상정된 29일, 여야는 종일 대치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29일 저녁 여당의 거센 반발 속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야당과 언론을 트집잡아 맹폭하더니 <문화방송>(MBC) 간부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여야 대립 격화로 민생은 아예 뒷전으로 밀리게 된 상황이 매우 유감이다.

이날 해임건의안은 국민의힘과 정의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찬성 168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외교부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고 말한 만큼 해임건의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여당은 해임건의안을 상정한 김진표 의장의 사퇴권고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순방외교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외교안보라인 재정비가 필요한 시기에 지나치게 사안이 정쟁화되며 정국만 얼어붙게 된 것이다.

애초 막말 파동은 원인 제공자인 윤 대통령이 사과하고 매듭지으면 될 사안이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보도”이고 “진상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는 본말전도의 입장을 내면서 모든 것이 꼬였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망국적 입법독재’, ‘국기문란 보도’ 등 거칠기 짝이 없는 언사로 야당과 언론을 싸잡아 매도했다. <문화방송> 간부들에 대한 고발장까지 제출하는 강경 일변도 전략으로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막말’ 파동, ‘48초 회담’으로 희화화되는 외교 참사의 책임을 덮으려는 의도라는 것을 국민들이 모르지 않는다.

다만 야당의 전략 역시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은 대통령의 사과나 외교안보라인 문책 같은 사안을 관철하기 위한 지렛대로 쓸 순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효성 없는 해임건의안을 다수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키며 정국 냉각에 야당 또한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정의당은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국회뿐 아니라 정치 그 자체를 올스톱시키는 나쁜 촌극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며 표결에 불참했다.

당분간 협치는 고사하고 여야가 얼굴을 마주 보고 앉을 수나 있을까 염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민생과 국익을 중심에 놓고 어떻게든 ‘출구’를 찾아야 한다. 비록 늦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외교안보라인 재정비 계기로 삼고 진솔한 사과를 내놓으며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 여야도 민생 관련 비쟁점 법안 처리 같은 실효적 접근을 통해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맞다. 무엇보다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은 알면서 발뺌하나, 실제 그렇게 믿고 있나? [12월13일 뉴스뷰리핑] 1.

윤석열은 알면서 발뺌하나, 실제 그렇게 믿고 있나? [12월13일 뉴스뷰리핑]

격노하고 폭주하는 남성성과 민주주의의 적 [권김현영의 사건 이후] 2.

격노하고 폭주하는 남성성과 민주주의의 적 [권김현영의 사건 이후]

내란 수괴의 새빨간 거짓말 [세상읽기] 3.

내란 수괴의 새빨간 거짓말 [세상읽기]

강아지 입양하면 집 나갈 거라던 엄마, 지금은? 4.

강아지 입양하면 집 나갈 거라던 엄마, 지금은?

우리가 이번에도 ‘왕’을 뽑았지, 게다가 ‘미치광이’였네 [아침햇발] 5.

우리가 이번에도 ‘왕’을 뽑았지, 게다가 ‘미치광이’였네 [아침햇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