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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문 대통령 “레드라인 넘지 말라”…북 “ICBM 발사”에 경고

등록 2017-07-04 20:40수정 2017-07-04 21:43

북 ‘화성-14’형 미사일 시험 발사
“정점 고도 2802km, 비행거리 933km”
“세계 어느 지역도 타격 가능” 주장

한·미는 ‘중거리 IRBM급’ 판단
제원·비행궤적 등 정밀분석 나서
“미 본토에 위협되진 않는다고 판단”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국방과학원 문건에 “당 중앙은 대륙간 탄도로케트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7월4일 오전 9시에 발사한다”는 내용으로 친필 서명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국방과학원 문건에 “당 중앙은 대륙간 탄도로케트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7월4일 오전 9시에 발사한다”는 내용으로 친필 서명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연합뉴스
북한이 4일 오전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화성-14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며, 39분을 비행해 목표 지점에 정확히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대응 공조를 확인한 지 나흘 만에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이시비엠급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북한에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길 바란다”고 강력 경고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이날 오후 3시30분 특별중대발표를 통해 “국방과학원 과학자·기술자들이 새로 연구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케트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미사일은) 오전 9시 (북한) 서북부지대에서 발사돼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의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밝혔다. 방송은 “시험발사는 최대 고각 발사체제로 진행됐으며, 정점고도는 2802㎞, 비행거리는 933㎞”라고 밝혔다. 이어 “핵무기와 함께 세계 그 어느 지역도 타격할 수 있는 최강의 대륙간탄도로케트를 보유한 당당한 핵강국으로서, 미국의 핵전쟁 위협 공갈을 근원적으로 종식시키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믿음직하게 수호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군사당국은 일단 이 발사체를 미 본토까지 도달 가능한 아이시비엠급(사거리 5500㎞ 이상)에는 못 미치는 중거리탄도미사일급(사거리 3000~5500㎞)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이 미 본토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군 대변인이 “미군의 초기 평가 결과 북한이 쏜 중거리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소집했다. 문 대통령은 낮 12시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지하 벙커)에서 엔에스시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한·미 당국의 초기 판단으로는 중장거리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으나 아이시비엠급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밀 분석 중이다. 아이시비엠급일 경우 이에 맞춰 대응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와 접견한 자리에서 “오늘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 하는 등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북이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길 바란다. 중국이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금보다 강력한 역할을 해줘야 근원적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윤 수석은 덧붙였다.

이세영 박병수 기자,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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