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18년보다 더 많이 쏴”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부분이 많다. 1980년대 초반 이집트로부터 옛 소련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스커드-B’(사거리 300㎞)를 사들인 뒤 이를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스커드-B를 자체 개발한 게 북한의 첫 미사일 개발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스커드-B에 대해선 애초부터 옛 소련의 기술 지원으로 만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북한의 미사일은 1990년대 옛 소련 붕괴 직후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의 지원이 끊긴 소련 미사일 전문가들을 초빙해, 스커드-B를 확대·개량한 ‘노동’을 개발했고, 옛 소련의 잠수함발사미사일 ‘R-27’을 모방한 새 미사일 ‘무수단’도 개발했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1호 발사 이후 이른바 ‘위성발사체’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노동미사일 엔진 4기를 묶는 방식으로 대용량 출력 로켓을 개발해 대포동-2호, 은하-2호, 은하-3호를 잇따라 쏴올려, 탑재체를 두 차례나 궤도에 진입시켰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2011년 12월 김정은 집권 이후 가속화한다. 미사일 발사 횟수도 2015년 8차례, 2016년 16차례로 급격히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11차례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한 방송에서 “집권 5년차 김정은이 김정일 시대 18년보다 더 많은 미사일을 쏘고 있다”는 평가도 했다. 북한은 이처럼 집중적인 미사일 개발 노력으로 지난해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KN-11)과 ‘스커드-ER(사거리 확장형)’을 선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북극성의 지상발사형인 ‘북극성-2’(KN-15)형과 중거리미사일 ‘화성-12’형의 시험발사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 주장하는 ‘화성-14’(KN-14)형을 시험발사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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