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대표 중재안을 거부할 뜻을 밝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오후 대전시 중구 문화동 연정국악문화회관에서 충청포럼 초청 특강을 하기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대전/연합뉴스
강재섭 중재안에 박근혜 거부…한나라당 두쪽 위기
‘원칙’ 강조 연일 강공 날렸음에도 허사…박캠프 “부글부글 끓고 있다”
‘원칙’ 강조 연일 강공 날렸음에도 허사…박캠프 “부글부글 끓고 있다”
강재섭 대표가 입을 열었다. 10일께 중재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날짜를 하루 앞당겼다. 전격적인 발표인 셈이다.
중재안을 전해들은 박근혜 전 대표 쪽은 폭탄을 맞은 분위기다. 여론 조사 반영방식을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연일 강공을 날렸음에도, 강 대표가 반영비율에 손을 댄 것에 박 캠프 쪽은 분노하고 있다. 그동안 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박근혜 전 대표를 저버렸다는 배신감도 크다. 최경환 의원은 “캠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경선 선거인단 규모를 늘린 것, 투표소를 시·군·구 단위로 확대하고 동시 투표를 하는 점, 여론조사에 가중치를 두는 점 등 모든 게 다 일방적으로 특정 주자를 봐준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강 대표는 기자회견 뒤 “박근혜 전 대표가 원칙을 지키라고 했지만 두 달을 떠들고 아무 것도 고치지 않고 (중재안을) 내놓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내 인생을 걸고 대법원 판사처럼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강 대표 쪽은 여론조사 연동 비율을 67%로 한 이번 중재안이 그 누구도 쉽게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중간지대’라고 주장한다. 한 당직자는 “이번 경선은 ‘준대선’이기 때문에 투표율이 60~70% 가량 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론조사 반영비율 하한선인) 67%는 현실적인 투표율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명박 전 시장 쪽에 기울어진 중재안이라는 평가가 많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4·25 재보궐선거 참패 책임론에 휩싸였을 때) 이 전 시장이 (강 대표의) 쇄신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함으로써 강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뭔가 보답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진영은 최근 이뤄진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의 비밀 회동에서 뭔가 이면 합의가 이뤄진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한나라당 수도권의 한 의원은 “결국 어느 한쪽 손을 들어줘야 하는데, 박 전 대표가 당을 뛰쳐나가진 못할 것이란 판단을 강 대표가 한 게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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