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중재안에 따른 시뮬레이션
국민투표율 50%…지지도 6:4 반영땐
여론조사 반영 표수의 변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9일 발표한 중재안은 세 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당내 대선후보 선출 경선의 투표 대상자를 △기존 20만명에서 23만1652명으로 늘리고, △투표소를 시·군·구 단위로 확대하고 하루에 동시투표를 실시해 국민 참여를 크게 늘리며, △국민투표율이 3분의 2(67%)에 못미치면, 이를 3분의 2로 간주해 여론조사 반영비율의 가중치 산정에 적용하자는 것이다. 이 중 세 번째 여론조사 반영비율 67% 부분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다. 당에서 자체 분석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일단 반영비율을 67%로 할 경우 이 전 시장 쪽에 유리해 보인다. 총 투표 대상자를 23만1652명, 투표율을 대의원 80%, 당원 70%, 일반 국민 50%로 상정하고 계산하면,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원·당원은 현행 안에 비해 1만1710명 늘어난다. 일반 국민은 8747명, 여론조사 대상 인원수는 7033명이 증가한다. 여기에 현재 두 사람의 지지도 차이가 20%인 것을 고려해 여론조사 지지도를 6 대 4로 상정해 계산해 보면, 이 전 시장은 1만9819표, 박 전 대표는 1만3213표를 얻는다. 예전 규칙에선 표 차이가 5200표 나지만, 바뀐 틀에선 6606표로 두 사람의 표차가 1406표 더 벌어진다. 물론 이런 예측은 순전히 시뮬레이션에 불과하다. 투표율과 두 후보에 대한 지지율을 얼마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도 일반 국민 투표율을 놓고 30%를 넘기 어렵다는 예측에서부터, 70%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들쭉날쭉이다. 박 전 대표는 ‘당심’, 이 전 시장은 ‘민심’이라는 공식도 변할 수 있다. 보통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보다 당원 지지도에서 15% 앞선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추측일 뿐이다. 일반국민의 경우에도, 투표일 전에 투표 참가자 명단이 양쪽에 공개되기 때문에, 당원협의회장 등의 노력에 따라 표심이 영향을 받게 된다. 한나라당에서 선거를 여러 차례 치러 온 한 인사는 “결국 두 사람의 승패는 당원협의회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국 동시투표 문제도 또다른 복병이 될 수 있다. 전국 순회경선 대신 강 대표가 제시한 전국 동시투표는 일단 박 전 대표에겐 유리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전국을 돌며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하는 박 전 대표는 전국 순회경선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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