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9일 선거인단 확대와 일반국민 투표율 제고 방안을 골자로 한 `경선 룰' 중재안을 내놓자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 캠프는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 전 시장은 미흡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으나 박 전 대표 측은 "원칙과 민주주의의 원리를 훼손했다"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내비쳤다.
박 전 대표의 수용 여부에 따라 당의 명운이 화합과 갈등의 양 극단을 오가게 된 셈이다. 박 전 대표가 중재안을 받아들이면 당은 분열위기에서 벗어나 화합의 길로 접어들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겠지만 박 전 대표가 끝내 중재안을 거부할 경우 당은 당장 지도부 해체론에 휩싸이면서 극심한 혼돈의 소용돌이로 빨려들 것으로 보인다.
양 주자의 입장과 그에 따른 강 대표의 상황을 보면 결과적으로 4.25 재보선 참패 직후에는 이 전 시장이 `강재섭 체제' 인정 여부에 대한 `키'를 쥐고 있었으나 이번에는 박 전 대표가 향후 사태 전개의 `방향타'를 쥐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朴측 = 중재안 발표직후 캠프는 한마디로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 국민투표율 최저선을 보장해 준 것이나 동시투표를 허용해 준 것이나 모든 게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하게 결정됐다는 판단에서다.
박 전 대표는 오전 회의를 주재한 뒤 무거운 심정으로 오래전 약속한 한나라 충청포럼 특강을 위해 대전으로 내려갔다. 그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첫째 기본원칙이 무너졌고, 둘째 당헌당규가 무너졌으며, 셋째 민주주의의 기본원칙도 무너졌다"면서 "다 어그러졌다. 기가 막힌다"며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표출했다.
박 전 대표는 상경한 뒤에도 만찬 약속을 취소하고 삼성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여의도 캠프에도 저녁에 김무성 최경환 김재원 의원 등 캠프 소속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실무회의를 갖고 강대표의 중재안 제시 이후 향후 당 대선 레이스의 향방에 대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최경환 의원은 "우리는 이를 원칙과 변칙의 싸움으로 본다. 민주주의 헌법하에선 중재안을 (정상적) 안으로 볼 수 없다"면서 "바둑 1급이 5급한테 `덤'을 달라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허태열 의원을 비롯한 캠프 관계자들은 헌법 8조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해 해산된다는 규정을 거론하기도 했다. 일부 인사들은 이 전 시장이 강 대표의 중재안을 전격 수용한 것에 대해 "자기들 유리한 것 다 들어줬으니까 당연한 것 아니냐. 이전까지는 표정관리만 한 것 아니냐"며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강 대표 거부 의사를 밝힌 박 전 대표가 당장 10일부터 어떤 입장을 취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캠프내 강경론자들은 ▲지도부 불신임 ▲조기 전당대회 개최 ▲전국위 표대결 ▲중재안 재검토 및 `6월-4만명' 원안 회귀 등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박 전 대표는 10일 고양여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덕양갑을 당원간담회와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경기문화포럼 초청 특강에 참석한 뒤 강 대표의 중재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李측 = 이 전 시장이 결단 끝에 수용 입장을 밝혔으나 논의과정에서는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 강 대표의 중재안대로 국민투표율을 높이고 하한선을 보장하더라도 실제 민심과 당심 반영비율이 5대 5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캠프는 중재안 발표 직후 선대위원장에 내정된 박희태 의원과 캠프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오히려 부정적 기류가 우세했다. 이 최고위원이 이 전 시장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찾아가 대책을 숙의했으나 캠프내 강경 분위기는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이 최고위원 자신도 이날 오후까지 "캠프의 주된 의견은 여론조사 5대 5 반영방식이 확실하게 지켜지지 않았다는 분위기"라고 전하면서 "그러나 이 전 시장이 최종 판단을 내리며, 결단은 전적으로 주자의 몫"이라고만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충남 연기군을 방문 중이던 이 전 시장이 캠프로부터 전후 상황을 보고받고 결심을 굳혔다. 강 대표가 고심 끝에 내린 중재안인 데다 그 안이 그나마 당원과 국민의 뜻을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 전 시장은 충남 연기군 고려대 서창캠퍼스에서 열린 '대전.충남 총학생회 연합 발대식'에서 초청강연을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캠프에서 `민심(반영)에 대한 비율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주장했으나 그동안 제가 일관되게 중재안을 존중한다고 해왔기 때문에 불만스럽긴 하지만 국민과 당원의 의사를 존중해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혼자 결심했다"고 수용입장을 전격 밝혔다. 그는 "본선에서 상대가 `오픈 프라이머리를 통해 당선된 국민 후보'라고 그럴 텐데 우리는 `당 대표 뽑는 것처럼 선출한 당원 후보 아니냐'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며 "그러나 개인적 유불리를 떠나 본선 정권교체에 대한 생각을 갖고 이야기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표께서도 이 문제를 대승적으로 봐 중재안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면서 박 전 대표측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남권 이승관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경환 의원은 "우리는 이를 원칙과 변칙의 싸움으로 본다. 민주주의 헌법하에선 중재안을 (정상적) 안으로 볼 수 없다"면서 "바둑 1급이 5급한테 `덤'을 달라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허태열 의원을 비롯한 캠프 관계자들은 헌법 8조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해 해산된다는 규정을 거론하기도 했다. 일부 인사들은 이 전 시장이 강 대표의 중재안을 전격 수용한 것에 대해 "자기들 유리한 것 다 들어줬으니까 당연한 것 아니냐. 이전까지는 표정관리만 한 것 아니냐"며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강 대표 거부 의사를 밝힌 박 전 대표가 당장 10일부터 어떤 입장을 취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캠프내 강경론자들은 ▲지도부 불신임 ▲조기 전당대회 개최 ▲전국위 표대결 ▲중재안 재검토 및 `6월-4만명' 원안 회귀 등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박 전 대표는 10일 고양여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덕양갑을 당원간담회와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경기문화포럼 초청 특강에 참석한 뒤 강 대표의 중재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李측 = 이 전 시장이 결단 끝에 수용 입장을 밝혔으나 논의과정에서는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 강 대표의 중재안대로 국민투표율을 높이고 하한선을 보장하더라도 실제 민심과 당심 반영비율이 5대 5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캠프는 중재안 발표 직후 선대위원장에 내정된 박희태 의원과 캠프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오히려 부정적 기류가 우세했다. 이 최고위원이 이 전 시장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찾아가 대책을 숙의했으나 캠프내 강경 분위기는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이 최고위원 자신도 이날 오후까지 "캠프의 주된 의견은 여론조사 5대 5 반영방식이 확실하게 지켜지지 않았다는 분위기"라고 전하면서 "그러나 이 전 시장이 최종 판단을 내리며, 결단은 전적으로 주자의 몫"이라고만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충남 연기군을 방문 중이던 이 전 시장이 캠프로부터 전후 상황을 보고받고 결심을 굳혔다. 강 대표가 고심 끝에 내린 중재안인 데다 그 안이 그나마 당원과 국민의 뜻을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 전 시장은 충남 연기군 고려대 서창캠퍼스에서 열린 '대전.충남 총학생회 연합 발대식'에서 초청강연을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캠프에서 `민심(반영)에 대한 비율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주장했으나 그동안 제가 일관되게 중재안을 존중한다고 해왔기 때문에 불만스럽긴 하지만 국민과 당원의 의사를 존중해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혼자 결심했다"고 수용입장을 전격 밝혔다. 그는 "본선에서 상대가 `오픈 프라이머리를 통해 당선된 국민 후보'라고 그럴 텐데 우리는 `당 대표 뽑는 것처럼 선출한 당원 후보 아니냐'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며 "그러나 개인적 유불리를 떠나 본선 정권교체에 대한 생각을 갖고 이야기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표께서도 이 문제를 대승적으로 봐 중재안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면서 박 전 대표측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남권 이승관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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