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0월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 등 국민의힘 이탈 가능성이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를 두고 당내 ‘포용론’과 ‘퇴출론’이 부딪치고 있다. 두 사람이 ‘비윤계’(비윤석열계) 신당을 꾸려 수도권에 출마할 경우 여당 후보 득표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라, 이들의 진로를 놓고 공천 과정에서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무엇을 혁신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지난해 대선 승리 요인으로 “이준석으로 대변되는 2030 세력과 안철수로 대변되는 중도 세력의 연합이 있었다”며 최근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과 관련해 “호불호를 떠나 이 전 대표는 중도·청년·호남을 일정 부분 대변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나가면 우리 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신당으로 나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현실정치를 모르는 분들이다. 우리는 ‘덧셈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 전 의원, 이 전 대표는 탈당해선 안 된다”며 두 사람의 이탈을 만류했다. 김 전 대표는 “당이 최대 위기다. 당헌·당규에 있는 상향식 공천을 통해 모두를 품어 분열 없는 공천으로 이기는 선거를 하는 것 만이 살 길”이라고 글을 썼다. 그는 “신당을 만들어선 의미있는 표를 얻지 못 한다.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떨어뜨릴 정도의 표만 얻어 선거 패배의 누명만 쓰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나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되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유승민·이준석 포용론’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보도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당이 잘되기 위해 하는 비판이 아니라, 와해시키고 흠집을 내기 위한 비판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며 “우리 당과 윤석열 정부가 망하기를 기대하면서 공격하는 사람들과는 같이 갈 수 없다”고 못박았다. 총선을 앞두고 나오는 ‘보수 대통합론’에 대해서도 권 의원은 “무조건 다 합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며 “통합이 중요하긴 하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세력과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7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12월쯤 (국민의힘을)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결정할 것)”이라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도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탈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개인적 거취는 오늘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그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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