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를 찾아 “배신의 정치의 저주를 풀고 보수정치의 스펙트럼을 넓혀달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등 ‘수도권 위기론’과 관련해 “수도권 선거의 해법은 대구가 바뀌는 것에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수도권 민심 이반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티케이(TK) 지역 지지율은 공고하게 유지된 점을 언급하며 “(대구·경북이) 갈라파고스화 되어 가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수 성향 언론도 최근 보궐선거 패배 이후 영남 스타일의 당 운영은 더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구의 시민이 나서 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쇄신 차원에서 출범한 ‘김기현 2기 지도부’가 공천 실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또다시 티케이 재선인 이만희 의원을 임명한 점 등을 꼬집은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또 최근의 여권 상황과 관련해 뻐꾸기의 탁란 습성을 언급하며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강경보수에 구애하기 위해 보수진영에 참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보수의 가치에 대해 오래 고민해오지 않은 사람들이 (뻐꾸기처럼)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보이지 않냐”고 말했다. 지난 8월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과 “제일 중요한 게 이념” 발언 등 잇따른 우편향 행보를 보인 윤석열 대통령을 “뻐꾸기”에 비유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배신자와 내부총질러를 찾아다니는 뻐꾸기 같은 유사보수에 밀려 둥지 밖으로 나가떨어지는 순간 어렵게 보수가 얻어낸 선거 승리의 디앤에이(DNA)는 영원히 사라지고 말 것”이라며 “대구는 그런 화근의 씨앗을 탁란하지 않고 수도권과 젊은 세대,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 승리할 수 있는 형태의 보수의 알을 품을 것이라고 선언해달라”고 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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