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 ‘대구·경북(TK) 물갈이론’을 두고 “선거 때마다 이런 얘기가 나와 티케이 정치권이 피폐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달서구을) 3선 의원인 윤 원내대표는 취임 당시 “(현역 의원들의) 공천에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구·경북 지역 물갈이론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구·경북이 우리 당의 핵심 지지 지역인데도 선거 때가 되면 이런 얘기가 나온다”며 “(이로 인해) 티케이 정치권이 피폐해지고 정치력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역 의원) 교체율만 높이는 게 좋은 물갈이인가. 좋은 사람으로 교체해야 좋은 물갈이인데 (무조건적인 물갈이 주장이) 티케이 정치인에게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구·경북 지역 의원 ‘홀대론’을 폈다.
이어 “(티케이 현역 의원들은) 대선이라든지 선거 때 가장 노력하고 애쓰는 분들”이라며 “그분들을 (주민들이) 70~80% 가까이 지지해서 우리가 어려운 선거를 치르는데, 상은 못 줄지언정 선거 때마다 이렇게 하는 게 바람직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4월7일 원내대표 후보 간 토론회에서 “(현역 의원) 누구도 물갈이를 위한 물갈이 대상이 되면 안 된다. 공천에 억울함이 없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해, 영남 의원들의 지지를 끌어낸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두터운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공천 때마다 나오는 현역 의원 교체론에 선을 그으며 이들의 불안감을 잠재웠었는데, 윤 원내대표는 이날 이런 뜻을 거듭 밝힌 것이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최근 국민의힘이 촉발한 실업급여 축소 논란에 “언론에서 당정 과정에서 있었던 발언에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사실 (실업급여를) 반복 수급하는 일이 많고 재취업률이 극히 낮다”며 “현장의 우려하는 여론을 충분히 취합해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개선의 여지가 있으면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당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연 ‘실업급여 제도개선 민당정 공청회’에서는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의 ‘시럽급여’라는 말이 나온다”, “여자분들, 젊은 청년들은 (실업급여 받아) 쉬겠다고 온다” 등의 발언이 오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윤 원내대표는 ‘시럽급여 표현을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개별 표현에 대해선 제가 얘기하지 않겠다. 언론의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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