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시기인 2017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및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 임종석 비서실장 인선을 발표하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되자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을 꺾어버렸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검찰이 서 전 실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에도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훈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 전문가, 전략가, 협상가”라며 “서훈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미 간에도 최상의 정보협력관계를 구축하여, 미국과 긴밀한 공조로 문재인 정부 초기의 북핵 미사일 위기를 넘고 평화올림픽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내면서 평화의 대전환을 만들어냈다”고 서 전 실장을 평가했다. 지난 3일 새벽 김정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서 전 실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 간에도 한미 간에도 최고의 협상 전략은 신뢰이고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더욱 힘이 든다”며 “(서훈 같은)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서 전 실장 구속이 단순히 전임 정부와의 ‘신경전’의 문제를 넘어 한반도 안보에도 손실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안보 사안을 정쟁 대상으로 삼고, 오랜 세월 국가안보에 헌신해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으며, 안보 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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