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지금 들어도 ‘바이든’이라고 한 게 맞지 않나. 욕했지 않냐”며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비속어 논란에 대해 작심 비판에 나섰다.
전날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로 윤 대통령의 판단이 남은 상황에서 사과와 해임건의안 수용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전남도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적절하지 않은 말 하지 않았나.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도 귀가 있고 국민도 판단할 지성을 가지고 있다”며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또는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대통령실이 거듭 해명을 뒤집고 여당이 <문화방송>(MBC)의 최초 보도를 비판하며 항의방문과 검찰 고발에 나선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 진상 규명을 하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을 수가 있냐”며 “진상을 규명하는 첫번째 길은 ‘내가 뭐라고 말했으니 이와 다르다’고 하는 것인데, 본인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한 말이 맞다는 뜻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거듭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거나 ‘(국민의) 생각이 행동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여권의 행태가 반정부시위 등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쌀값 정상화를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여야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국민의힘은 정말로 적반하장에, 얼굴이 두껍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이어 “쌀값정상화 법안 개정까지 극렬하게 반대해놓고 온 동네 현수막에 ‘쌀값은 국민의힘 당이 책임지겠다’고 붙여놨더라”며 “이런 식으로 반민주적 행태를 보이면 언젠가는 반드시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을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또 <와이티엔>(YTN)의 1대 주주인 공기업 한전케이디엔(KDN)이 산업통상자원부의 권고로 ‘주식 매각’ 계획을 세운 점을 들어 “와이티엔 지분을 팔면 민영화 되는 거 아니냐”며 “국민도 생각하는 머리가 있고 판단하는 지성을 가지고 있다. 생각이 언젠가는 행동으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도 유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5월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민영화 반대’ 게시물을 올리자 국민의힘은 이 후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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