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최고위원회의서 발언 (광주=연합뉴스) 차지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검찰 출석 요구에 “먼지떨이 하듯이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걸 가지고 꼬투리를 잡고 적절치 않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형사사건은 기사를 꼼꼼히 읽을 시간도 없다”며 거리를 뒀다. 정기국회 시작부터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께서 맡긴 권력은 국민의 더 나은 삶과 민생 챙기기, 위기 극복에 써야 한다. 아주 오랜 시간을 경·검을 총동원해 이재명 잡아보겠다고 했는데 결국 말꼬투리 하나 잡은 거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오는 6일 이 대표에게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을 덮기 위한 ‘정치 기획성’ 수사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소환 타이밍이 절묘하다. 추석 직전에 추석 밥상에 올리겠다는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커지던 시점에 검찰이 출석요구를 했다. 바로 김건희의 시간을 이재명의 시간으로 바꿔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여당은 사안을 ‘형사 사건’이자 ‘범죄 의혹’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금 대통령으로서 경제·민생이 우선”이라며 “형사사건은 언론 통해 보는데 기사를 꼼꼼히 읽을 시간 없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것은 범죄와의 전쟁이고,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다. 당 대표 자리를 범죄 의혹 방탄조끼로 사용했으니 와해의 길을 택한 건 민주당 자신”이라고 적었다.
여야가 ‘검찰의 야당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 건으로 얼어붙으면서 대치 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의 회담은 사실상 상당 기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민주당과 검찰은 서면조사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서울중앙지검 쪽이 ‘서면조사에 요구에 이 대표가 응하지 않아 소환 조사를 요구하게 됐다’고 주장한 보도가 나오자 “검찰이 소환조사를 하겠다고 한 사건 3건 중 2건은 이미 서면조사에 응했고, 나머지 1건은 준비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백현동·대장동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서면조사에 응했고,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 관련 사건의 진술서 제출 요청만 전당대회 기간과 겹쳐 응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한겨레>에 “마감시한이 8·28 전당대회를 바로 앞둔 금요일(26일)이었다“면서 “전당대회 마무리를 코 앞에 두고 일주일 만에 제출하라는 건 너무한 처사”라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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