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북부의 한 거리에서 군인 한 명이 정찰을 돌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인질 협상이 22일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합의 이행 과정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예상돼 교전 중지와 첫 인질 석방이 이뤄지는 시점이 애초 기대보다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24일 이전에 포로 석방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은 23일 전날 타결된 인질 협상의 세부 조율이 완료될 때까지 합의 이행에 ‘일종의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차치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 의장은 22일 밤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포로 석방이 24일 이전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세부 협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전 중지 시점도 애초 이집트 매체가 보도한 23일 오전 10시(한국시각 오후 5시)가 아닌 24일까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하루 빨리 석방이 이뤄지기 바라는 인질 가족들에게 이 소식이 큰 타격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최종안이 결정될 때까지 계속 전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은 22일 저녁 브리핑에서 “이것(협상 타결)은 아직 완료되지 않은 복잡한 과정이며 시간이 걸리고 여러 단계로 실행될 것”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확정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우리는 전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교전 중지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팔레스타인 언론은 이스라엘 항공기와 포병이 23일 새벽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 최소 두번 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후속 협상을 위해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을 카타르로 보내 카타르 총리 등과 세부 논의를 하게 했다. 최종 결정이 필요한 세부 사항들은 △석방될 50명의 명단 △이들을 이스라엘로 이송하는 방법 △가자지구에 반입될 구호물품의 규모 등으로 알려졌다. 바르니아 국장이 하마스로부터 석방될 인질의 최종명단을 아직 받지 못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다만, 타결된 협상이 깨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더 지배적이다. 미국 시엔엔(CNN)은 “누구도 전체 합의가 무너졌다는 우려를 표명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 방송에 “상당히 사소한 세부 이행 사항으로 인질 석방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당국자는 “하마스로부터 석방될 첫 인질들의 명단을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자지라도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가 지연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는 이 협상이 통과됐고 앞으로도 진행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적인 환영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이집트 등 아랍 외교장관들은 22일 영국과 프랑스를 차례로 방문해 이번 합의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며 “휴전을 향한 첫 걸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사무차장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인도주의적 휴전이 이행되길 기대하며 (이 합의가) 장기적 휴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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