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 국경 인근에서 한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돼 잔해 밑에서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일시 휴전 협상 때 교전 중지 기간을 최대한 늘리길 강력히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양쪽은 교전 중지 기간을 나흘로 합의했지만 실제로 늘어날 여지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은 22일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고위 관료의 말을 빌려 이날 타결된 일시 휴전안에 대해 하마스가 협상 때 보인 최대 관심사는 교전 중지 기간의 최대화였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2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최소 50명을 풀어주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석방하며 나흘간 교전을 중지한다는 일시 휴전안에 합의했다.
연료와 인도적 지원은 하마스의 핵심 관심사는 아니었다는 게 이 관료의 설명이다. 처음에 하마스는 교전을 한 달간 중단하길 요구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요구를 나흘로 줄일 수밖에 없었고, 그런데도 여전히 하마스의 목표는 나흘 이상 교전 중지라고 덧붙였다.
이 고위 관리는 전투 중단을 간절히 바라는 하마스가 최대 80명까지 인질을 돌려보낼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인질 10명을 추가 석방할 때마다 교전 중지가 하루씩 연장된다”는 조항이 있으며 최대 80명까지 송환할 수 있게 돼 있다. 이 때문에 하마스가 교전 중지 기간을 늘리기 위해 이번에 합의한 50명 이외에도 80명까지 추가 인질 석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원래 일시 휴전 시작은 23일로 알려졌으나 24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오후 “(인질) 석방 시작은 당사자 간의 원래 합의에 따라 시작될 것이며 금요일(24일) 이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에 붙잡힌 240여명의 인질 중 총 98명이 여성과 어린이이며, 이 중 40명이 19살 미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98명 중 현역 복무 중인 여군 5명은 이번에 풀려날 여정인 인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대 인원인 80명이 송환되더라도 나머지 160여명은 여전히 협상 이행 후에도 가자지구에 남아있게 될 전망이다.
하마스를 지원해온 이란 또한 교전 중지 기간이 지속되는 것을 강력해 원하고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22일 레바논을 방문해 현지 방송 ‘알마야딘’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휴전이 연장되지 않으면 가자지구의 전쟁 위기는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것”이라 경고했다. 또한, 그는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파괴하겠다는 꿈을 이룰 수 없다”고 단언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