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11일로 이틀째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벌인 가운데 남부 자포리자시에서 소방관들이 미사일 공격을 당한 건물의 불을 끄고 있다. 자포리자/우크라니아긴급구조대 EPA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10일(현지시각)에 이어 11일에도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특히, 중부 지역의 에너지 관련 시설이 폭격으로 심각한 손상을 당하는 등 사회 기반 시설이 이날 공습의 주요 목표가 됐다.
발렌틴 레즈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군이 파울로그라드 지역과 카미안 지역의 에너지 기반시설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파괴가 심각하다. 많은 주민들이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주요 전쟁터와 멀리 떨어진 서부 르비우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습도 벌였다고 현지 관리들이 말했다. 르비우주의 막심 코지츠키 주지사는 “이날 낮 현재 두 개의 에너지 관련 시설에서 3번의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르비우시의 안드리 사도비 시장은 르비우시의 30% 정도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사도비 시장은 시내 두 개 지역의 수도 공급도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예우헨 예닌 내무차관은 이날 오전 현재 키이우시 내 일부 지역에 여전히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민들에게 전기 사용을 줄일 것을 당부했다고 <아에프페>가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남부 자포리자주의 올렉산드르 스타루흐 주지사는 자포리자시에서 여러 차례의 폭발이 있었다며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자포리자주 내 러시아 점령지 행정부 위원회의 블라디미르 로고프 위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소 16차례의 폭발이 있었다”고 폭격 사실을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들은 남부 흑해 연안 항구도시 오데사에서도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빈니차, 수미, 드니프로 등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이날 오전 공습 경보가 울렸다고 전했다.
한편, 튀르키예(터키)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조속한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휴전을 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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