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17일(현지시각)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사람들이 ‘백신 접종 버스’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베를린/AFP 연합뉴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럽에서만 지난주 코로나19 사망자가 증가한 가운데 백신 접종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백신 접종이 늘고 있다.
독일 보건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16일 하루 동안 43만6천명으로 석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7일(현지시각) 밝혔다. 이 중 30만명 정도는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추가 접종에 나선 이들이다. <로이터> 통신은 전국의 백신 접종 센터에서 백신을 맞기 위해 대기자들이 길게 늘어서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스테펜 자이베르트 정부 대변인은 “시민들이 백신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표시”라고 말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우어 월드 인 데이터’의 16일 자료를 보면, 독일의 백신 접종 완료자는 인구의 67.1%다. 이는 포르투갈(87.6%), 스페인(80.2%)은 물론 프랑스(68.7%)와 영국(67.5%)보다도 약간 뒤처지는 수치다.
백신 접종을 마친 이가 인구의 63.7%로 서유럽 최저 수준인 오스트리아에서도 백신 접종자가 차츰 늘고 있다. 지난주 새로 백신을 맞은 사람은 10월 평균 2만명 수준의 약 3.6배인 7만3천명이었다고 <로이터>가 정부 공식 통계를 인용해 전했다. 다만, 새로 백신을 맞은 사람 대부분은 추가 접종자였다.
백신 접종 완료자가 인구의 64.6%인 스위스에서는 지난주 새로 백신을 맞은 사람이 3만5천명에 그치는 등 여전히 백신 접종이 부진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나라는 독일·오스트리아와 달리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규제가 없다. 독일어를 주로 쓰는 3개 나라의 백신 접종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극우 정당과 백신 반대 운동 세력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을 제외한 대다수 서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중유럽의 체코와 슬로바키아도 조만간 백신 미접종자의 활동을 제한하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주 유럽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일주일 전보다 5% 늘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사망자가 증가한 대륙이었다고 밝혔다. 지난주 전세계 신규 확진자는 6% 늘었으며 이는 주로 미주, 유럽, 아시아의 증가세 때문이었다고 보건기구는 설명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